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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복권(復權) 문제로 충돌을 빚고 있다. 한 대표는 곧 단행될 8·15 특별사면에서 김 전 지사가 복권 대상에 포함되는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이라고 한다. 측근들에 따르면 한 대표는 “(댓글 조작 사건처럼) 민주주의 파괴 범죄를 반성하지도 않는 이에게 정치를 하라고 복권해 주는 것에 국민이 공감 못 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에 용산 참모들은 “대통령의 헌법상 고유 권한”이라고 일축했다.
대통령의 사면 복권을 놓고 여당 대표가 이의를 제기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란 점에서 이번 충돌은 예사롭지 않다. 윤 대통령이 김 전 지사 복권을 강행하고 한 대표가 이를 직접 비판하고 나설 경우 그간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문제 해법이나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주호주 대사 출국 등을 놓고 아슬아슬하게 이어져 온 윤-한 관계가 ‘4차 충돌’로 비화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김 전 지사는 2017년 대선 때 인터넷 댓글 8840만 건의 클릭 수를 조작해 선거 민주주의를 훼손한 ‘드루킹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이 확정됐다. 그럼에도 김 전 지사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이나 친윤계 인사들이 타당성에 대한 설명도 없이 “대통령 고유 권한”만 강조하거나 ‘여야 형평성’ 운운하며 정치적으로 흥정하듯 접근할 일이 아니다.
윤 대통령이 13일 법무부가 준비한 사면 심사 결과를 재가하면 김 전 지사의 복권은 확정된다. ‘선거 훼손’ 당사자란 본질은 사라지고 정치 재개를 기정사실화하며 “이재명 일극 체제 균열 카드” “왜 하필 지금 복권이냐” 등 갖가지 정치공학적 해석이 나오는 것도 우습지만, 야권 인사 복권 문제로 여권 안에서 공개 충돌이 벌어지는 것도 참 희한한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