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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이진영]한달새 6배 급증한 코로나 환자

입력 | 2024-08-11 23:18:00



요즘 감기에 걸렸다 싶으면 가능성은 크게 세 가지다. 두통 콧물 재채기로 2∼3일 힘들다 괜찮아질 경우 여름 감기, 감기 증세에 더해 쉽게 피곤해지고 온몸이 아프면 실내외 온도 차로 인한 냉방병이다. 감기인 것 같은데 열 나고 독감처럼 많이 아프면 코로나를 의심해야 한다. 요즘 감기인 줄 알고 병원을 찾는 환자 4명 중 1명은 코로나 환자라고 한다.

▷정부는 코로나 전수조사 대신 전국 220개 병원의 코로나 발생 추이를 표본 조사하고 있는데 이달 첫째 주 코로나 입원 환자 수가 861명으로 집계됐다. 올 2월 초 875명으로 정점을 찍고 줄어들다 6월 말부터 증가 추세로 돌아서더니 한 달 새 환자가 6배로 급증한 것이다. 바이러스는 고온다습한 여름철에는 전파력이 떨어지지만 냉방기 사용과 밀폐된 실내 생활이 전파를 부추기고 있다. 현재 유행하는 바이러스는 오미크론 변이인 KP.3로 전파력과 중증도가 증가했다는 보고는 없다. 코로나 유행은 이달 말∼다음 달 초 정점에 이를 전망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1년 연기한 끝에 ‘무관중’으로 개최됐던 도쿄 올림픽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파리 올림픽도 코로나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 검사를 하면 5명 중 1명은 확진 판정을 받는다. 남자 100m에서 0.005초 차이로 우승한 미국 육상 선수 노아 라일스(27)는 200m에서 동메달을 결정짓고 쓰러졌는데 이틀 전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감염 사실을 알릴 의무는 없다. 라일스는 동메달 시상식 때는 마스크를 쓰고 참석했지만 400m 계주와 1600m 계주는 컨디션 난조로 포기했다.

▷현재 코로나 치명률은 독감과 비슷한 수준으로 낮아져 확진돼도 격리 의무는 없다. 다만 증상이 사라진 뒤 하루 지나 일상에 복귀하는 것이 좋다. 먹는 치료제는 기저질환자와 60세 이상만 유료로 처방받을 수 있고, 코로나 검사비는 치료제 처방 대상자가 아니면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코로나 확산세로 자가진단키트 가격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정부는 10월 신규 백신 접종을 개시한다. 65세 이상은 무료다.

▷감기인 줄 알았는데 드물게는 심각한 병인 경우가 있다. 10세 이하 어린이의 경우 감기 증세가 심각하고 열이 잘 안 떨어지면 뇌수막염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 성인이라면 일본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유행하고 있는 ‘연쇄상구균 독성 쇼크 증후군(STSS)’도 기억해 두는 것이 좋다. 대개는 가벼운 감기 앓듯 쉽게 회복되는데 고령자, 당뇨 환자, 최근 수술을 받아 상처가 있는 경우 매우 드물지만 폐렴 같은 중증으로 진행될 수 있고, 이 경우 치명률이 30%가 넘는다. 모든 감염병이 그렇듯 손 씻기와 마스크 쓰기만 잘해도 발병률은 크게 낮아진다.


이진영 논설위원 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