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 실력 못지않은 태극전사 ‘말말말’ 오상욱 “잘한다 하니 진짜 잘하는줄” 김예지 “빵점 쏴도 세상 안 무너져”
7월 29일(현지시간) 파리올림픽 사격 여자 10m 공기소총 결승 경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반효진이 경기 직후 소총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반효진은 이번 대회 사격 여자 공기소총 10m 결선 내내 앞서가다 마지막 발에서 실수를 저질렀다. 그 바람에 승부는 슛오프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초긍정적인 ‘효진적 사고’는 변하지 않았다.
슛오프에서 결국 0.1점 차로 승리한 반효진은 “아침에 ‘오늘의 운세’를 봤더니 ‘모두가 나를 인정하게 될 날’이라고 쓰여 있었다. 슛오프까지 간 게 하늘이 준 기회라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임시현이 3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개인전 시상식에서 ‘바늘구멍 통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파리=뉴시스]
‘회복 탄력성’이 필요할 때는 ‘예지적 사고’다. “괜찮아. 다 나보다 못 쏴”라는 마인드로 사격 10m 공기권총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는 김예지(32)는 주 종목인 25m 권총에서 시간 초과로 0점을 받아 탈락했다. 그러나 “빵점 한 번 쐈다고 세상이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털고 일어났다.
“손흥민이 왜 그렇게 자주 우는지 알 수 있었다”던 김주형(22·골프)의 말처럼 나라를 대표해 올림픽에 나가는 건 국제무대에 익숙한 선수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다. “메달을 땄다고 젖어 있지 말아라. 해 뜨면 마른다”는 김우진(32·양궁)의 말이 모든 메달리스트에게 금과옥조인 이유다.
메달을 못 땄다고 좌절할 것도 없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때 경쟁 선수 도핑 때문에 빼앗겼던 동메달을 12년 만에 받은 전상균(41)은 역도 대표팀 후배 박주효(27)에게 “올림픽 7등은 그냥 7등이 아니라 세계 7등이다. 기죽지 말아라”라고 말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