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 스님 인터뷰
스타트업 플랫폼을 통해 창업한 1인 출판사를 통해 포교하는 한산 스님. 그는 “감사 일기를 쓰다 보면 작은 것 하나라도 세상에 얼마나 감사한 것이 많은지, 우리가 이런 감사함을 그동안 얼마나 모르고 살았고, 또 표현하지 않았는지 새삼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불교가 이렇게 ‘힙’했어?”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요즘 불교. 그 배경에는 산속이 아니라 도심 젊음의 거리에 템플스테이를 차리고,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방법으로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는 ‘젊은 스님’들이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스타트업 플랫폼, 크라우드 펀딩도 젊은 스님들에게는 활용하기 좋은 포교 수단.
12일 울산 중구 백양사(대한불교조계종)에서 만난 한산 스님은 이를 이용해 1인 출판사(그봄출판사)를 설립해 포교 활동을 하는 젊은 비구니 스님이다. 최근 ‘지금 여기, 감사 일기’를 출간한 그는 “기존 불교 관련 출판사들도 있지만 아무 제약 없이 제가 생각하는, 제 마음에 쏙 드는 내용과 방식으로 불교를 알리는 데는 직접 1인 출판사를 차리는 것이 훨씬 나을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감사 일기’와 함께 ‘분노 일기’도 함께 쓸 것을 권했다.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 않아 마음 속에 눌러 놓고 있다 보면 그것이 마음의 병이 된다는 것. 그렇다고 제대로 생각도 해보지 않고 ‘욱’해서 행동으로 옮기면 더 큰 괴로움에 빠지기 때문에 ‘화’, ‘분노’를 잘 다스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산 스님은 “분노 일기는 먼저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고, 상대방의 마음을 역지사지로 헤아려보는 연습”이라며 “그래서 문장을 ‘~구나’, ‘~겠지’, ‘~감사’로 쓰게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방 청소를 안 했다고 엄마가 화를 내는구나’ ‘며칠 동안 말했는데 안 하니까 화가 나셨겠지’하는 식이다.
한산 스님은 “감사 일기를 쓰다 보면 작은 것 하나라도 세상에 얼마나 감사한 것이 많은지, 우리가 이런 감사함을 그동안 얼마나 모르고 살았고, 또 표현하지 않았는지 새삼 깨닫게 될 것”이라며 “분노나 화, 두려움도 실재하지 않는 환상이기에 있는 그대로 보고 놓아주면 사라지고 감사와 사랑이 드러난다. 그런 점에서 분노 일기는 사실은 ‘지혜 일기’”라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