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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MB부부와 만찬…원전 수출·생태계 논의

입력 | 2024-08-12 20:06:00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만찬에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이명박 전 대통령과 만찬 회동을 가졌다. 이 전 대통령은 “당정이 하나 돼 대동단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이 전 대통령 부부는 이날 오후 6시 30분경 대통령 관저에서 3시간 가까이 만찬 회동을 했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정무 수석을 지낸 정진석 비서실장도 함께 자리했다.

이날 본격적인 대화를 시작하며 이 전 대통령은 “국회의 극단적인 여야 구도 속에 국민의힘은 야당이나 마찬가지”라며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당정이 하나가 돼 똘똘 뭉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난관을 헤쳐 나가는 길은 대동단결일 뿐”이라고 재차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통령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미 일 중이 300억 달러 통화스와프를 체결해 위기 극복을 했던 이야기를 하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생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해봐야 한다”고 윤 대통령에게 조언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께서 소상하게 말씀하신 부분이 큰 도움이 된다”며 “다음에 다시 날을 잡아 상세하게 듣고 싶다”고 답했다.

●“MB정부 성과가 원전 수주 토대…원전 생태계 복원하겠다”

두 사람 모두 원자력 발전소 수주와 인연이 있는 만큼, 이날 만찬에서는 원전 수출과 원전 생태계 정상 등이 주요 이야기 주제가 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건설을 수주한 바 있다. 이후 15년 만에 윤 대통령은 올해 24조 원 규모의 체코 원전 건설 사업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성과를 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국과 UAE의 관계가 이렇게 좋은 것은 이 전 대통령께서 초석을 놓았기 때문”이라며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도 ‘맞다’고 크게 공감했다”고 전했다. 모하메드 대통령은 지난 방한 때 이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한 바 있다.

이에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009년 원전 건설 수주 당시 회고담을 말하며 “한국과 UAE 관계가 지난 정부 때 위기에 놓였던 상황을 우려감으로 지켜봤고, 윤석열 정부가 그 위기를 수습하는 과정 역시 지켜봤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번 윤 정부의 체코 원전 수주는 “엄청난 쾌거”라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께서 UAE 원전 건설을 수주한 것이 토대가 돼 이번 체코 원전 건설 사업에서 우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성과를 낸 것”이라고 화답하며 “무너진 원전 생태계를 복원하겠다”고 강조했다.


●尹대통령 취임 후 첫 만찬…MB ”고생 많다” 격려



윤 대통령이 이 전 대통령과 만찬 자리를 갖는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취임한 윤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의 대면은 작년 8월 부친인 고(故)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빈소에서 이뤄졌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직접 관저에 도착한 이 전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를 영접했다. 이 전 대통령과 윤 대통령은 편한 노타이 정장 차림이었다. 우선 윤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을 만나 “대통령님 잘 계셨어요”라며 안부를 물었고, 이 전 대통령은 “아이고 반가워요”라며 “고생이 얼마나 많아요”라고 격려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어 김 여사와도 악수를 나누며 “반가워요”라고 인사했다. 김 여사는 “감사합니다”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도 김윤옥 여사에게 다가가 인사를 했다. 이후 네 사람은 함께 만찬장으로 이동했다.

한편, 이날 윤 대통령은 직접 만찬 메뉴를 선정했는데, 주로 이 전 대통령이 좋아하는 음식들로 했다. 주요 메뉴로 한우갈비구이, 솥밥, 소고기 된장찌개가 올랐고 반찬으로는 굴비구이, 잡채, 해물전, 호박전 등이 올랐다. 전채로는 대하, 전복 잣즙 냉채, 단호박죽, 디저트로는 과일이 올랐다.

이예지 동아닷컴 기자 lee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