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만찬에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이명박 전 대통령과 만찬 회동을 가졌다. 이 전 대통령은 “당정이 하나 돼 대동단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이 전 대통령 부부는 이날 오후 6시 30분경 대통령 관저에서 3시간 가까이 만찬 회동을 했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정무 수석을 지낸 정진석 비서실장도 함께 자리했다.
이날 본격적인 대화를 시작하며 이 전 대통령은 “국회의 극단적인 여야 구도 속에 국민의힘은 야당이나 마찬가지”라며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당정이 하나가 돼 똘똘 뭉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난관을 헤쳐 나가는 길은 대동단결일 뿐”이라고 재차 말했다.
●“MB정부 성과가 원전 수주 토대…원전 생태계 복원하겠다”
두 사람 모두 원자력 발전소 수주와 인연이 있는 만큼, 이날 만찬에서는 원전 수출과 원전 생태계 정상 등이 주요 이야기 주제가 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건설을 수주한 바 있다. 이후 15년 만에 윤 대통령은 올해 24조 원 규모의 체코 원전 건설 사업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성과를 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국과 UAE의 관계가 이렇게 좋은 것은 이 전 대통령께서 초석을 놓았기 때문”이라며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도 ‘맞다’고 크게 공감했다”고 전했다. 모하메드 대통령은 지난 방한 때 이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한 바 있다.
이에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009년 원전 건설 수주 당시 회고담을 말하며 “한국과 UAE 관계가 지난 정부 때 위기에 놓였던 상황을 우려감으로 지켜봤고, 윤석열 정부가 그 위기를 수습하는 과정 역시 지켜봤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번 윤 정부의 체코 원전 수주는 “엄청난 쾌거”라고 평가했다.
●尹대통령 취임 후 첫 만찬…MB ”고생 많다” 격려
윤 대통령이 이 전 대통령과 만찬 자리를 갖는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취임한 윤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의 대면은 작년 8월 부친인 고(故)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빈소에서 이뤄졌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직접 관저에 도착한 이 전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를 영접했다. 이 전 대통령과 윤 대통령은 편한 노타이 정장 차림이었다. 우선 윤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을 만나 “대통령님 잘 계셨어요”라며 안부를 물었고, 이 전 대통령은 “아이고 반가워요”라며 “고생이 얼마나 많아요”라고 격려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어 김 여사와도 악수를 나누며 “반가워요”라고 인사했다. 김 여사는 “감사합니다”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도 김윤옥 여사에게 다가가 인사를 했다. 이후 네 사람은 함께 만찬장으로 이동했다.
한편, 이날 윤 대통령은 직접 만찬 메뉴를 선정했는데, 주로 이 전 대통령이 좋아하는 음식들로 했다. 주요 메뉴로 한우갈비구이, 솥밥, 소고기 된장찌개가 올랐고 반찬으로는 굴비구이, 잡채, 해물전, 호박전 등이 올랐다. 전채로는 대하, 전복 잣즙 냉채, 단호박죽, 디저트로는 과일이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