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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 크리에이터 꿈 키워요”

입력 | 2024-08-13 03:00:00

서울시, 영상 제작 프로그램 운영
학생들 박물관 홍보대사로 변신
한복 입고 직접 영상 기획-촬영
완성 콘텐츠 SNS서 공개하기로



7일 서울 종로구 서울공예박물관 전시실에서 박물관 홍보 영상 촬영이 진행되고 있다. 고등학생들이 기획부터 출연, 촬영, 편집까지 직접 참여한 이번 홍보 영상은 이달 말 박물관 공식 유튜브 채널에 게재된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목소리에 연극 톤은 빼 봐.” “여긴 내 방식대로 해보는 거 어때?”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공예박물관 안내동 1층 사랑방. 두 학생이 각각 한복과 체육복을 입은 채 연기 대본을 두고 열띤 토의를 벌였다. 청소년이 직접 박물관 홍보 영상을 만드는 서울시의 ‘공예크리에이터’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이다.

학생들은 최종 대본을 들고 호기로운 마음으로 촬영 장소인 박물관 전시실로 나섰다. 하지만 막상 카메라 앞에 서니 표정이 얼어붙고 시선은 자꾸만 바닥으로 향했다. 선생님으로 나선 박물관 직원들이 농담을 건네며 분위기를 풀어주자, 학생들도 웃음기 띤 표정으로 한마디씩 대사를 이어갔다.

이날 김진우 군(한대부고 2학년)과 친구들은 KBS 개그콘서트 ‘달인’ 코너를 콘셉트로 청자 양식과 문양의 특징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영상을 찍었다. 김 군은 “프로그램에 참여한 친구들이 다들 역사 공부를 좋아해 공감대를 느꼈다”라며 “대학교 팀플 과제를 미리 해보는 듯한 색다른 경험”이라고 말했다.

● 박물관에서 유튜브 제작자 꿈꾸는 학생들

해당 프로그램에선 역사뿐 아니라 영상 제작에 관심 있는 학생들도 만날 수 있었다. 김 군과 다른 조에선 장래 희망으로 성공한 영상 제작자를 꿈꾸는 김민채 양(예림디자인고 1학년)이 영상 초반 시청자를 사로잡을 만한 ‘후킹(hooking)’ 소재를 찾느라 머리를 싸매고 있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같은 프로그램에 참여한 김 양은 “작년엔 엄마가 시켜서 반쯤 억지로 왔었는데 생각보다 재밌어 다시 찾아왔다”라며 “태블릿PC로 영상 편집하는 법도 배우며 알찬 여름방학을 보내 뿌듯하다”라고 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중고등학생들은 학예연구원 4명과 외부 강사 1명으로부터 박물관 전시물과 영상 콘텐츠 기획·제작 과정에 대해 배웠다. 지난달 31일부터 총 5회에 걸친 수업을 받으며 학생들은 박물관 홍보대사로 거듭났다. 이들은 가족과 지인들을 초청해 여는 발표회를 준비하고 있다. 학생들이 만든 영상은 이달 말 박물관 공식 유튜브 채널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공개될 예정이다.

● 여름방학 맞이 문화예술 축제 잇따라

서울시는 여름방학을 맞아 청소년과 온 가족이 참여할 수 있는 문화예술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다. 공예크리에이터와 같은 교육 프로그램뿐 아니라 음악과 볼거리가 가득한 축제부터 쾌적한 실내에서 즐기는 공연과 전시가 이달 말까지 이어진다.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용산구 노들섬에서 거리공연(버스킹) 축제 ‘서울버스커페스티벌’이 펼쳐진다. 거리공연단 38팀이 참여해 애니메이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과 K팝 등을 주제로 공연을 벌인다.

전통문화 체험행사인 왕궁 수문장 재현행사는 중구 덕수궁 대한문 일대에서 31일까지 열린다. 올해는 무더위를 피해 행사 시간대를 밤으로 옮겨 야간 수문장 교대·수위 의식을 재현한다. 주말엔 시민들이 직접 수문군이 돼 교대 의식에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연다.

송파구 한성백제박물관에선 24일까지 초등학생 동반 가족을 대상으로 백제 몽촌토성에 대해 배우는 교육 프로그램을 매주 화∼토요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 등 하루 2회씩 연다. 송파구 서울백제어린이박물관은 풍납동 토성 입체지도를 직접 만들며 백제 건국 과정에 대해 배우는 프로그램을 21일까지 매주 화요일과 수요일에 진행한다. 서울시 여름방학 추천행사 내용은 서울문화포털(culture.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