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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막질환 환자, 백내장 수술 안전하게 받으려면

입력 | 2024-08-14 03:00:00

황반변성 있을 땐 먼저 치료해야



백내장 수술 전 망막질환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은 망막 검사를 하고 있는 모습. 김안과병원 제공



대표적인 노인성 안질환인 백내장은 노화로 인해 수정체가 혼탁해져 시야가 흐릿해지는 질환이다. 백내장의 가장 확실하고 유일한 치료 방법은 수술이다. 그러나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 망막열공 및 망막박리, 포도막염 등 망막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백내장 수술을 해도 시력이 호전되지 않거나 합병증이 발생하는 등 수술의 난도와 예후가 달라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대표적 실명 질환 중 하나인 황반변성은 망막 중심부의 신경조직인 황반에 노폐물이 쌓여 점차 시력을 잃게 되는 질환이다. 황반변성을 앓고 있는 경우에는 백내장이 아주 심한 경우가 아니라면 황반변성을 우선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좋다. 백내장 수술은 시기를 늦춰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황반변성은 치료 시기가 늦어질수록 예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황반변성 주사 치료 후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 재발이 없을 때까지 지켜본 후에 백내장 수술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당뇨병이 있거나 당뇨망막병증을 앓고 있는 상태에서 백내장 수술을 해야 할 때는 혈당 조절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혈당이 조절되지 않은 상태에서 백내장 수술을 할 경우 당뇨망막병증이 발생하거나 당뇨망막병증이 악화돼 유리체 출혈, 신생혈관 녹내장, 황반부종 등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뇨 조절을 철저히 해 당뇨망막병증을 먼저 안정시킨 후에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해 백내장 수술 시기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백내장 수술 후 당뇨망막병증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지속적인 검사와 관리 역시 중요하다.

망막에 구멍이 생기는 망막열공을 발견하지 못하고 백내장 수술을 진행하면 망막박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검사 중 망막열공이 발견됐다면 먼저 레이저 치료를 통해 망막열공이 망막박리로 진행되는 것을 막아야 수술 후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만약 백내장이 많이 진행돼 망막에 레이저 치료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백내장 수술을 먼저 진행한 후에 레이저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단 망막박리는 수술 시기를 놓치면 실명까지 초래할 수 있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 백내장 여부와 관계없이 바로 수술이 진행돼야 하며 망막 수술 후 백내장 진행이 빨라지는 경향이 있어 백내장의 진행 정도에 따라 같이 수술하기도 한다.

백내장과 동반될 때 주의해야 하는 대표적 망막질환 중 마지막으로 포도막염이 있다. 포도막염의 치료를 위해 스테로이드제를 복용하거나 주사 치료를 시행하다 보면 백내장의 진행 속도가 빨라질 수 있어 주기적인 검진으로 적절한 수술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기존에 포도막염을 앓고 있었다면 백내장 수술 후 포도막염이 악화될 수 있어 최소 3개월 이상 염증 없이 잘 유지되는지 확인 후 백내장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 안전하다.

망막질환이 있는 환자가 백내장 수술 후 즉각적인 시력 개선이 있으면 내원이나 관리를 게을리해 망막질환이 심해질 수 있다. 반대로 망막질환 치료를 하면 증상이 나아져서 백내장 관리를 소홀히 할 수 있는데 눈이 하얗게 되는 과숙백내장이나 수정체가 딱딱해지는 핵경화백내장으로 진행되면 백내장 수술 난도가 높아지고 예상치 못한 합병증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망막질환과 백내장을 함께 앓고 있다면 안과에 주기적으로 내원해 백내장과 망막질환을 함께 점검받는 것이 향후 시력 예후를 개선하는 데 중요하다.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박새미 전문의는 “망막질환과 백내장이 동반되면 예상치 못한 합병증이나 이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정밀 검사와 전문의 상담을 통해 적합한 치료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질환 정도나 눈 상태에 따라 너무 많은 경우의 수가 있어 망막과 백내장 분야 양쪽으로 풍부한 임상 경험이 있고 협진이 가능한 병원을 선택해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희선 기자 sunny0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