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불청객 ‘말라리아’ 대처법 원충에 감염된 모기가 사람에게 전파 48시간 주기로 오한-고열-두통 등 반복 긴소매 옷 입고-모기 기피제 사용 권장
경기 수원시 장안구의 한 주택가에서 장안구보건소 방역 관계자들이 모기유충 방제작업을 하고 있다. ‘말라리아 군집 추정 사례’란 말라리아 위험지역 내에서 2명 이상의 환자가 증상발현 간격이 14일 이내 발생하고, 환자 거주지 거리가 1km 이내인 것을 의미한다. 뉴스1
불볕더위가 이어지면서 3급 감염병 말라리아가 확산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매개 모기에서 원충이 확인됨에 따라 지난 7일 전국에 말라리아 경보를 발령했는데 이달 들어 36명의 감염자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야간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모기에게 물린 뒤 오한이나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말라리아는 얼룩날개모기가 전파하는 모기 매개 질환이다. 원충에 감염된 모기가 사람을 흡혈할 때 원충이 사람의 혈액으로 들어가 전파된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발생하는 말라리아는 삼일열 말라리아다. 주요 증상은 48시간 주기로 반복되는 오한, 고열, 발한이다. 두통, 설사, 구토 등이 동반될 수 있다. 다행히 대부분 치명률은 높지 않다. 그러나 말라리아 유행 지역을 다녀온 여행객이 열대열이나 원숭이열 말라리아에 걸리면 병의 진행이 빠르고 의식 소실이나 발작, 혼수상태, 다발성 경련, 대사 산증, 저혈당, 심한 빈혈, 급성 신장 기능 이상, 황달, 폐부종, 쇼크 등 치명적인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빠른 진단 및 치료가 중요하다.
말라리아의 진단은 혈액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신속 진단 검사 먼저 시행 후 확인 진단 검사로 현미경 검사 또는 유전자 검출 검사를 시행한다.
국내 삼일열 말라리아의 치료는 보통 경구 약제를 통해 이뤄진다. 소아의 경우 6개월 미만 영아는 사용에 주의가 필요한 약물이 있어 전문가 상담이 필요하다. 또한 말라리아 원충의 종류나 유행 지역에 따라 약물 내성이 다르므로 해외 방문 국가 및 감염 지역을 고려해 약물치료를 시행한다. 적절한 약물로 일정 기간 치료를 받지 않으면 재발할 수 있으므로 진단 시 반드시 적합한 약물로 정해진 치료 기간을 완료해야 한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소아청소년과 박환희 교수는 “말라리아가 감염 질환이어서 사람 간 전파가 이뤄질 것이라는 오해가 있는데 말라리아 환자는 사람 간 전파가 불가하므로 특별한 격리가 필요하지 않다”라며 “다만 말라리아에 걸린 환자를 문 모기가 다른 사람에게 원충을 옮길 수 있으므로 말라리아에 걸린 환자는 3주 정도 모기에게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국내 말라리아는 중증으로 가는 경우가 드물어 적절한 예방과 조기 치료로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질환이므로 과도한 공포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라며 “여름 휴가철을 맞아 야외 활동 및 해외 방문이 증가하는 만큼 모기 예방에 특히 신경 쓰고 의심 증상 발생 시 신속히 의료기관을 방문해 진단과 치료를 받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유지영 기자 yjy7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