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미국 대선] 해리스, 경합주 등 전역서 지지율↑… “승기 굳혔다”던 트럼프 정체 상태 트럼프 “해리스, 공항 청중사진 조작”… 현장 취재진들은 “수많은 인파 모여”
지난달 13일(현지 시간) 피격 직후 한때 “대선 승기를 굳혔다”는 평가를 받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민주당의 대선 후보 교체 후 지지율 정체에 빠졌다. 반면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최근 뚜렷한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다급해진 트럼프 후보는 ‘네거티브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는 최근 해리스 부통령의 미시간주 유세 당시 공항에 모인 민주당 지지층 사진을 두고 “인공지능(AI)으로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성별, 비(非)백인 인종 정체성 등을 공격해 혐오 조장 비판을 받았던 트럼프 후보가 사진 조작설까지 제기한 것을 두고 지지율 정체에 따른 다급함을 보여준다는 평이 나온다. 다만 양측의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은 만큼 현재 추세는 언제든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 또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후보가 처음 맞붙는 대선 TV토론(다음 달 10일 예정) 역시 또 한 번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해리스, 유세 시작 3주 만에 트럼프에 우위
하지만 해리스 부통령은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민주당 대의원의 과반 확보(2일), 후보 공식 지명(5일) 등의 계기로 본격적인 지지율 상승세를 탔다. 해리스 부통령은 RCP와 NYT 조사에서 모두 후보로 공식 지명된 5일을 기점으로 트럼프 후보를 제쳤다. RCP의 마지막 조사가 있었던 8일, NYT 11일 조사에서는 그 격차를 더 벌렸다.
해리스 부통령은 11일 기준 NYT 조사에서 48%의 지지율로 트럼프 후보(47%)를 눌렀다. 8일 RCP 조사에서도 47.6%를 얻어 트럼프 후보(47.1%)를 앞섰다. 지지율 격차가 크지는 않지만 유세를 시작한 지 채 3주도 안 되는 기간에 ‘열세’를 ‘근소 우위’로 뒤집었다.
경합주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감지된다. 특히 해리스 부통령은 7개 경합주 중 가장 많은 선거인단(19명)이 걸린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3일 NYT 조사에서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은 45%로 트럼프 후보(49%)에게 오차범위 밖 열세였으나 11일 기준 48%로 동률이다. 다른 경합주에서도 해리스 부통령은 최근 상승세를 보이며 트럼프 후보와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다만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해리스 부통령의 여동생 마야의 딸인 미나 해리스(40)가 이모의 영향력을 이용해 다양한 영리 사업을 벌이고 있다며 대선 판세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을 제기했다. 약 70만 명의 인스타그램 추종자를 보유한 그는 이모의 이름을 새긴 티셔츠, 헤드폰 등 각종 물품을 판매해 왔다. 또 해리스 부통령이 다음 달 대선 TV토론에서 부진할 경우에도 지지율이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트럼프 “해리스 유세 사진은 조작” 주장 11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트루스소셜’에 나흘 전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의 미시간주 유세 사진을 게재하며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트루스소셜 캡처
현장에 있던 수많은 취재진들은 “인파 행렬이 공항 밖까지 이어질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며 “거짓말을 한 건 트럼프”라고 반박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행사가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며 “약 1만5000명이 비행기 격납고를 가득 채웠고 일부 참석자는 활주로에 있었다”고 전했다.
10일 트럼프 캠프가 정체불명의 해커에게 공격받아 주요 문서를 해킹당한 것을 둘러싼 파장도 이어졌다. 트럼프 캠프 측은 “배후에 이란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증거를 제시하진 못했다. 11일 WP는 트럼프 캠프에 대한 추가 해킹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