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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마약 밀수책 ○○○” 충성맹세한 딜러들…가족 정보까지 넘겼다

입력 | 2024-08-13 10:10:00

A 씨 등이 브래지어 등에 숨긴 마약. (수원중부경찰서 제공) 2024.8.13/뉴스1


태국·베트남에서 확보한 마약을 속옷 등에 숨겨 국내에 몰래 들여오고, 이를 구매·투약한 마약사범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경기 수원중부경찰서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마약사범 86명을 검거해 34명을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유형별로는 △밀수사범 6명(구속 4명) △판매사범 28명(구속 20명) △매수·투약사범 52명(구속 10명) 등이다.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7월까지 태국·베트남 마약조직을 통해 국내로 필로폰과 케타민, LDSLSD(리서직산디에틸아마이드) 등을 몰래 들여오거나 구입·판매·투약한 혐의다.

특히 A 씨 등 밀수사범들은 현지로 직접 나가 마약을 복대나 브래지어, 생리대 등에 숨기거나 국제우편으로 밀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소요되는 항공비 등 비용은 총책이 부담했으며 A 씨 등은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할 경우 건당 300~400만 원가량을 받았다.

그뿐만 아니라 A 씨는 필로폰 순도를 높여 판매하기 위해 도심지 모텔에서 정제 작업을 벌인 후 유통까지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대부분 20~30대 남녀 사회 초년생이거나 채무자로, ‘손 쉽게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광고를 보고 범행에 가담했다.

아울러 범행 전에는 신분증을 들고 이른바 ‘충성맹세’ 영상을 촬영한 후 총책에게 전송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충성맹세 영상에는 주로 “나는 ○○님(텔레그램명) 마약 밀수책 ○○○이고, 마약을 갖고 도망치면 가족 집에 마약이 배달되는 데 동의한다”고 말하는 장면이 담겼다.

A 씨 등은 또 마약상선에게 가족관계증명서와 주민등록표 등·초본, 제적등본, 범죄경력자료 등도 전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판매사범 B 씨는 퀵서비스로 자신이 운영하는 피자가게에서 케타민 500g을 넘겨받고, 유흥업소 영업실장과 종업원들에게 팔았다.

또 다른 판매사범 C 씨는 서울·인천·부산·수원지역 내 폐쇄회로(CC)TV가 없는 주택가나 야산 등지에서 일명 ‘던지기 수법’으로 범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던지기 수법이란 매수자가 가상 자산 등으로 대금을 치르면 판매자가 미리 약속한 장소에 마약을 가져다 놓는 방식이다.

지난해 9월 “지인이 필로폰을 투약한다”는 제보를 받은 경찰은 약 1년간 수사를 벌인 끝에 이들은 차례로 검거했다.

이어 이들에게서 필로폰 1.9kg, 대마 2.3kg, 케타민 637g, 엑스터시 433정, LSD 491장을 압수했다. 필로폰 1.9㎏은 6만 3000여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이 밖에도 경찰은 범죄 수익금 2304만 원을 압수하기도 했는데, 이 중 1544만 원은 기소 전 추징 보전했다.

경찰은 해외에 잠적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총책은 물론, 국내 또 다른 밀수사범과 판매사범 추적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조직적인 마약범죄에 대해서는 철저한 수사를 통해 엄단하고, 범죄 수익금은 끝까지 추적해 추징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수원=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