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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35’ 갖춘 美항모전단, 서둘러 중동행…‘토마호크’ 핵잠도 추가 급파

입력 | 2024-08-13 11:09:00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정치 지도자 피살을 계기로 이란이 대(對)이스라엘 군사 보복을 예고하면서 가자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전될 위험이 고조되자 미국이 항공모함 전단의 역내 배치를 서두르는 한편 핵추진 잠수함도 추가로 급파하기로 했다. 미군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를 갖춘 핵추진 항모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탑재한 핵잠의 중동 배치는 그 자체로 이란을 향한 ‘보복 자제’ 경고로 해석된다.

로이터 통신과 미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11일(현지시간) 밤 핵항모 에이브러햄 링컨함이 이끄는 해군 항모 강습 전단을 상대로 중동 이동을 가속화할 것을 명령했다고 같은 날 국방부 대변인 팻 라이더 소장이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지난 2일 서태평양에서 활동하던 링컨함에 중동 이동 명령을 내렸는데, 이날 운항 속도를 높일 것을 추가로 주문한 것이다.

라이더 대변인은 이날 오스틴 장관이 기존 링컨함 배치에 이어 지중해에서 활동 중이던 핵잠 조지아함의 중동 전개를 추가로 명령했다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의 링컨함 조기 배치와 조지아함 추가 배치 결정은 이날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과의 통화를 계기로 이뤄졌다는 게 대변인의 설명이다. 양국 국방장관은 하마스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지난달 31일 이란에서 피살된 데 대한 이란의 보복 위협으로부터 이스라엘을 방어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미 해군 제3 항모강습단의 주력함인 링컨함에는 가장 최신인 5세대 전투기 F-35C를 포함한 60여대의 스텔스 전투기가 탑재돼 있다. 지난주 오만만을 떠난 핵항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의 공백을 빠르게 메워줄 예정이다. 조지아함은 1000마일(약 1600㎞) 떨어진 지상을 타격할 수 있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최대 154기까지 탑재할 수 있다. 미국이 핵잠 배치 계획을 사전에 공개하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로 이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그 자체로 “적성국에 메시지를 보내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해석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조관은 12일 브리핑에서 “우리는 (이란의) 중대한 공격에 대비해야 한다”며 “이르면 이번 주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난 4월 그랬던 것처럼 이스라엘이 스스로 방어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 미국, 영국, 요르단 등 이스라엘 우호국들은 이란이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이 폭격받은 데 대한 보복으로 지난 4월 13일 이스라엘을 향해 사상 처음으로 공습을 감행했을 때 이스라엘의 요격을 도와 이란이 날린 미사일 및 무인기(드론) 총 300여대 중 99%를 격추했다.

다만 이번 주 내로 링컨함이 중동 지역에 도착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로이터는 12일 사안에 정통한 미국 정부 관료 1명을 인용해 링컨함 전단이 현재 남중국해에 근접해 있으며, 중동까지 가려면 최소 1주일 이상 소요된다고 보도했다. 그 사이 미국은 오는 15일 재개될 예정인 가자 전쟁 휴전 협상을 앞두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13일부터 중동에 파견해 협상 타결과 확전 방지를 목표로 외교적 역량을 발휘할 방침이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지난 7일 프랑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중동 확전을 막고 싶다면, 서방이 먼저 이스라엘에 가자 전쟁 휴전을 촉구하라”고 언급한 바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