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자체 최초 임산부 인증 앱 카드 임산부 약 5만 명 대상… 16일부터 시행
서울시 제공
이달부터 서울 시내 임산부는 임산부임을 확인할 수 있는 전자증명서를 갖게 된다. 스마트폰으로 애플리케이션(앱) 카드 형태의 이 증명서를 제시하면 임산부 패스트트랙 이용, 시립시설 이용료 감면 등 서울시가 임산부에게 제공하고 있거나 준비 중인 각종 혜택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13일 서울시는 아이를 임신 중인 ‘임부’와 출산한 지 6개월 미만인 ‘산부’임을 증명할 수 있는 모바일 앱 카드를 16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산부 증빙 수단을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만드는 건 전국에서 서울시가 처음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그간 임산부가 임신 사실을 증빙하기 위해서는 산부인과에서 수기로 각기 다른 형식의 임신 증명서를 끊어오는 것 외에는 마땅한 방법이 없었다. 특히 아이를 출산한 산부의 경우 출생증명서를 등본처럼 들고 다니지 않는 한 증빙 방법이 모호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 차원에서 각종 임산부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정작 임산부가 스스로를 증명할 방법이 번거롭다는 점에 착안해 증빙 수단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카드를 발급하면 서울시 주최 행사나 운영시설에서 임산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서울시는 카드 출시일인 16일부터 시 주최·후원 행사와 운영시설에 ‘임산부·유아동반 가족 우선 입장 및 가족 배려석’을 설치하고 25개 자치구 민원실에 임산부 민원처리 우선창구 개설을 추진한다. 앱 카드만 제시하면 ‘임산부 패스트트랙’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또 시립체육시설 10곳과 시립미술관 8곳, 시립박물관 6곳에서도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 12일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김경 의원 등이 발의한 ‘서울특별시립체육시설의 설치 및 운영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등에 따르면 임산부는 서울시 생활체육교실 프로그램 수강료 50% 할인, 시립미술관과 박물관에서 관람료가 면제된다. 서울시는 8월 임시회에서 관련 조례가 개정되면 임산부 앱 카드를 통해 혜택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앱 카드는 임신 중에서부터 분만 예정일로부터 6개월까지 사용할 수 있다. 만약 분만 예정일 이후 출산하게 되면 출산일 6개월 뒤 만료된다.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카드는 기간만료 후 자동 삭제된다. 또 도용을 막기 위해 카드에는 이용 당일의 날짜가 표기되고 캡쳐 방지 기능이 작동될 예정이다.
한편 서울시는 저출생 극복과 임산부의 복지 향상을 위해 건강·의료, 육아·양육, 경제 등 다방면에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시행 중인 ‘다태아 안심보험’ 2년째 시행 중인 ‘서울시 임산부 교통비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 상반기(1~6월) 기준 임산부 14만6000명이 혜택을 누렸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