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12일 소셜미디어 엑스(X)를 소유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더 많은 이용자가 있을수록 더 큰 책임이 따른다”며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날 오후 X에 생중계됐던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 후보와의 대담에 앞서 ‘유해 콘텐츠’ 검열 의무를 준수하라는 주의를 준 것이다.
최근 대대적인 빅테크 규제에 나선 EU는 X에 대해서도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EU 집행위는 지난달 12일 X가 광고 투명성 등의 영역에서 ‘디지털서비스법(DSA)’을 위반했다는 예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DSA는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높은 투명성과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기 위해 제정됐다. 이대로 최종 결과가 확정되면 X는 세계 연간 매출의 최대 6%에 해당하는 벌금을 부과받게 된다. EU는 X가 ‘불법 콘텐츠 확산 및 허위 정보 대처 조치’에 미흡했는지도 별도로 조사 중이다.
실제로 브레통 위원은 서한에서 영국 사례를 거론하며 “X가 테러리즘과 폭력, 증오, 인종차별을 선동하는 콘텐츠 확산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유로뉴스는 “폭력과 무질서를 선동할 우려가 있는 콘텐츠를 퍼트리는 X에 대해 EU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머스크 CEO는 EU의 경고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서한 공개 뒤 ‘너나 잘하라’는 뉘앙스의 욕설이 담긴 밈(온라인 유행 콘텐츠)을 X에 게시했다. 트럼프 후보와의 대담 중에도 “해외에서도 검열 시도가 늘고 있다”며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