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이 같은 지지율 상승세가 계속될지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갑작스런 대선 후보직 사퇴로 후보가 된 해리스 부통령이 아직은 ‘허니문(초기 우호관계) 효과’를 보고 있는 만큼 상승세가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전국 단위는 물론이고 경합주에서도 지지율이 오르고 있기 때문에 상승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다음 달 10일 열리는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후보의 ‘TV토론’이 11월 대선 판세를 좌우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해리스의 5가지 과제
해리스 부통령은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된 후 아직까지 공식 기자회견이나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 부통령 초기 이민 관련 인터뷰 때 미숙한 모습을 여러 차례 노출하며 많은 비판을 받았던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8일 취재진과 만났을 때도 6개의 질문을 받았지만 답변은 모두 두 문장 이상을 넘어가지 않을 만큼 짧았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폴리티코는 다음 달 TV토론에서 그가 트럼프 후보의 막말 및 인신공격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도 중요하다고 봤다. 그간 트럼프 후보는 해리스 부통령을 향해 “지능(IQ)이 낮다” “그가 부통령이 된 건 오로지 흑인 여성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트럼프 후보를 향해 명쾌하고 설득력 있는 반박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해리스 부통령이 담당했던 불법 이민자 의제도 표심을 가를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재임 시 국경 장벽 건설을 치적으로 내세우는 트럼프 후보는 해리스 부통령을 ‘무능한 국경 차르(제정 러시아 황제·최고책임자를 의미)’라고 공격한다.
● 해리스, 전국 여론조사서 트럼프 앞질러
해리스 부통령은 대선 후보 선출 하루 전인 4일을 기점으로 전국 지지율에서 트럼프 후보를 앞섰다. 당시 그는 0.2%포인트 차로 트럼프 후보를 앞섰지만 7일 0.9%포인트, 9일 1.0%포인트, 12일 1.4%포인트로 격차를 근소하게나마 넓히고 있다.
특히 해리스 부통령은 대선 판세를 좌우할 7개 경합주, 즉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네바다 애리조나 주 중 상대적으로 많은 선거인단이 걸려 있는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주 등 3곳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트럼프 후보를 4%포인트 격차로 눌렀다. 당초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했지만 2016년 대선에서는 모두 트럼프 후보가 이겼던 곳이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