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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유전 발견에 대한 믿음[기고/유인창]

입력 | 2024-08-14 03:00:00

유인창 경북대 지질학과 명예교수



작년부터 이어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하마스 전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얼마 전에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최고 정치지도자가 암살됐다는 발표가 있었다.

이로 인해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불안감이 한층 고조됐다. 이에 정부는 2일 긴급회의를 열어 관계기관, 업계,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석유 수급 상황과 비상대응 태세 점검에 나섰다.

우리나라의 중동 원유 수입 의존도는 약 72%에 달해 중동 정세가 불안할 때마다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력은 클 수밖에 없어 석유자원 확보를 통한 에너지 안보가 절실하다.

가까운 중국을 보면 2015년도 이전까지는 자본 조달 비용을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을 정도로 공격적인 자원 개발을 추진해 왔다.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는 7월 보하이만(발해만)에 위치한 룽커우 7-1 해상유전의 4400m 지하에서 공격적인 자원 개발을 추진해 왔다.

그 결과 7월에는 룽커우 7-1 해상유전에서 하루 1300배럴의 원유와 하루 100만 ft³(1TCF)의 천연가스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보하이만 최대 규모 석유층을 발견했다. CNOOC는 이를 ‘돌파구’로 표현하며 이 발견을 통해 보하이만의 심층부에 대한 깊은 이해를 쌓았고, 자국 내 다른 곳을 탐사할 때도 이번 발견이 가이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렇듯 전방위적으로 공격적인 석유 탐사 활동을 벌이고 있는 중국의 모습과 성과는 우리나라가 이번 국내 대륙붕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필요성과 당위성을 제시한다.

그렇다면 국내에서 석유 자원을 발견하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시간을 26년 전으로 되돌려 1998년 7월로 돌아가 보자.

순수한 우리의 기술과 자본으로 국내 대륙붕 울산 남동쪽 58km 지점 지하 2500m 깊이에서 경제성 있는 양질의 가스층을 발견했다. 동해 가스전은 2004년부터 17년간 상업적 생산을 하며 우리나라를 95번째 산유국으로 만들었다.

이러한 동해 가스전의 발견은 정부가 국내 해역에 대해 지속적인 석유 자원 탐사 작업을 수행해 온 노력의 결과다. 1970년대 중반 외국 석유회사의 자본과 기술에 의해 시작된 국내 석유 자원 탐사의 역사는 수많은 도전과 좌절이 함께했다. 산유국의 꿈이 현실이 되기까지 멀고도 험난한 도전을 해온 값진 경험이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지난 영광의 역사를 뒤로하고 동해의 심해 해역을 포함하는 대한민국의 영토 어디에서든 또 다른 석유 자원이 있다는 꿈을 이야기할 때다.

대한민국 영토 내 어디서든지 새로운 석유가스전의 발견이 가능하다는 믿음으로 다시 탐사에 나서야 한다. 이 믿음에 국내 석유 발견 가능성의 답이 있다.



유인창 경북대 지질학과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