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시니어오픈 우승후 마음 들떠 차분히 제자리로 돌아가는게 우선 아들과 함께 PGA투어 출전 목표”
한국인 최초로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투어 메이저대회 우승을 한 최경주가 한국 기자들과 화상 인터뷰를 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최경주(54)는 지난달 29일 한국인 최초로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투어 메이저대회 ‘더 시니어 오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로부터 보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의 발걸음은 이미 ‘다음 스텝’을 향해 있었다.
최경주는 13일 화상 기자회견을 통해 “우승한 날 밤 내 플레이가 머릿속을 계속 맴돌아 잠을 자지 못했다”면서 “흔히 할 수 있는 경험이 아니기 때문에 들뜬 마음이 들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나를 재정립해 차분히 제자리로 돌아가는 게 우선이다”라고 말했다.
최경주는 이 대회 우승으로 내년 ‘디 오픈’ 출전권도 따냈다. 최경주는 PGA투어에서 통산 8승을 거뒀지만 4대 메이저 대회(마스터스, PGA 챔피언십, US 오픈, 디 오픈)에서는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적이 없다. 내년 대회에 나서면 최경주는 개인 16번째 디 오픈 출전 기록을 남기게 된다.
프로 골프 선수들은 퍼트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경우가 많지만 최경주는 아이언 샷이 바탕이 되어야 좋은 퍼트가 나온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최경주는 “아들에게도 그린을 공략할 때 좋은 퍼트를 할 수 있는 위치에 공을 올릴 수 있는 정확한 아이언 샷이 중요하다는 조언을 자주 해준다”고 말했다.
그의 차남인 최강준(21)은 미국 듀크대 골프부 소속으로 아버지가 더 시니어 오픈에서 우승하기 하루 전날 골코튼 스테이츠 아마추어 대회 정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최경주는 아들과 함께 PGA투어 대회에 나서겠다는 목표도 세워 놓고 있다.
최경주는 “5년 전 갑상샘에 문제가 생겨 수술을 받았다. 이후 술과 탄산음료를 아예 끊었다. 팔굽혀펴기 25개, 악력기 20회, 스쾃 120개도 매일 한다. 생활 습관을 바꾼 뒤로 아침에 일어나면 힘을 받는 느낌이 온다”면서 “60세까지는 해볼 만할 것 같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보겠다”며 웃었다.
최경주는 파리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 못한 후배들에게도 격려의 말을 전했다. 최경주는 “3위 안에 들어야 메달을 따기 때문에 선수들이 압박감이 심했을 거다. 김주형(22)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니 간절함이 있더라. 안병훈(33)도 정말 수고 많았다. 좋은 실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다음에는 메달을 딸 거라고 100%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