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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간 가계대출 2.4조 증가, 月최대폭 경신할듯

입력 | 2024-08-14 03:00:00

[늘어나는 ‘불황형 대출’]
4월 이후 석달 연속 대출 증가세
서울 아파트 거래 회복에 수요 몰려





정부의 가계대출 안정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특히 서울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치솟으면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크게 늘고 있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대출 포함) 잔액은 1120조8000억 원으로 전월 대비 5조5000억 원 늘어났다. 올해 4월 반등한 이후 석 달 연속으로 증가세다.

문제는 이달 들어서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8일 기준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가계 대출 잔액은 718조2130억 원으로 전월 말 대비 2조4747억 원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 추이가 월말까지 이어진다면 지난 한 달 증가 폭(7조6000억 원)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증가 폭은 주요 시중은행들이 월별 대출잔액을 집계하기 시작한 2014년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가계 빚 급증을 막기 위해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속속 높이고 있지만 대출 규모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은행권의 가계 대출 급증은 서울 중심부 아파트 거래가 살아난 상황에서 내 집 마련을 위한 수요가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신생아 특례대출의 소득 기준이 완화됐고, 한국과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도 열려 있다”며 “부동산 구입 수요가 어느 정도 있는 이런 상황에서는 주담대 증가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3일 임원회의에서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가계대출 관리에 감독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면서 “은행권 가계대출 취급 과정에 대해 현장점검을 하고 편법대출은 엄중히 조치하라”고 당부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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