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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김용현 장관 지명위해 외교안보라인 연쇄 교체”

입력 | 2024-08-14 03:00:00

與 핵심관계자 ‘돌연 인사 배경’ 관련
“金, 평소 국방부 장관 자리 희망해와”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 이견 못좁혀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퇴임 대법관 훈장 수여식에 입장하고 있다. 왼쪽은 신임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김용현 대통령경호처장.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외교안보 핵심 라인에 군 출신 인사들을 돌연 전면 배치한 연쇄 인사 이동의 시작점에 신임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김용현 대통령경호처장이 있다는 주장이 여권에서 제기됐다. 김 후보자는 윤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로,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 경호경비팀장을 맡아 ‘용산 이전’을 주도한 바 있다.

이 사안을 잘 아는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날 “(이번 인사는) 김 후보자 지명을 위해 시작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여러 차례 국방부 장관 자리를 희망해온 점을 고려해 윤 대통령이 인사를 단행하면서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국가안보실장으로, 장호진 전 국가안보실장은 신설된 외교안보특별보좌관으로 연쇄적으로 자리를 옮겼다는 것.

전날 대통령실은 이번 인사 배경을 설명하며 남북 관계 등 급변하는 외교안보 환경 변화 등에 대처하고자 안보에 방점을 찍은 인사를 단행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윤 대통령이 경호처장으로서 자신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온 김 후보자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돌려막기’ 인사란 비판을 감수하며 안보실장은 7개월, 국방부 장관은 10개월 만에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 후보자 때문에 연쇄 인사가 발생한 건 아니다”라면서 “지난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순방 때부터 윤 대통령이 국제 정세를 보고 외교 중심에서 국방 중심으로 외교안보 라인을 바꾸기로 구상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2026년부터 적용되는 제12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은 지난달 5차 회의까지 진행했지만 양측 의견 접근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미국 대선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4월부터 조기 협상을 시작했지만 미 대선 전 타결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내부에서도 나오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野 “김용현 보은인사”… 4강외교 격랑속 핵심라인 판 흔들려


[외교안보라인 돌연 교체 파장]
與 핵심관계자 “金위한 인사” 주장… “金 장관지명에 신원식-장호진 이동”
美대선앞 軍출신 외교안보팀 논란… 대통령실 “국제정세 감안 인사” 반박
경호처장 후임 이틀째 임명 못해

외교안보 핵심 라인을 임명 1년도 안 돼 돌연 연쇄적으로 교체한 데 대해 여권에서 “대통령경호처장인 김용현 신임 국방부 장관 후보자 지명을 위해 시작된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합참 작전본부장을 지낸 예비역 육군 중장인 김 후보자가 국방부 장관 부적격 인사는 아니지만 그의 지명을 위해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국가안보실장으로,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이 새로 만든 외교안보특별보좌관으로 이동하며 외교안보 핵심 라인의 판을 흔들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1월 미국 대선을 코앞에 앞두고 한미, 한중, 한일, 한-러 등 4강 외교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진 상황에서 외교안보 핵심 라인이 줄줄이 교체된 데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김 후보자가 오랫동안 국방부 장관 임명을 원해 온 점을 윤석열 대통령이 고려했다는 주장도 여권에서 제기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13일 “윤 대통령을 향한 충성에 대한 보은 인사”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국제 정세가 엄중해지면서 외교 중심에서 국방 중심으로 외교안보 라인을 바꾸는 게 필요하다는 윤 대통령의 판단 때문이지 김 후보자 같은 특정인 때문에 연쇄 이동이 이뤄진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후임 경호처장으로 구홍모 전 육군참모차장, 윤 대통령의 충암고 후배인 여인형 방첩사령관, 박종준 전 경호차장 등이 거론되지만 13일에도 경호처장이 임명되지는 않았다.

● 여권서 “金 지명에 신원식→장호진 연쇄 이동” 주장

이번 인사 과정을 잘 아는 여권 핵심 관계자는 13일 “김 후보자가 국방부 장관을 하고 싶어 했다”며 “신 장관을 임명 10개월 만에 교체하는 데 대한 부담이 여권에 있었고 신 장관도 안보실장을 원한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여권의 다른 핵심 관계자는 “김 후보자가 국방부 장관을 원했지만 윤 대통령이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경호를 맡겨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 지금껏 경호처장을 해 온 것”이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로 윤 대통령이 과거 사석에서 ‘형님’이라고 부를 만큼 가까운 김 후보자를 국방부 장관에 지명하기 위한 구상에서 시작해 신 장관의 안보실장 임명, 장 실장의 외교안보특보 임명이 잇따라 이뤄졌다는 것이다. 장 실장에게 새로운 임무를 부여하기 위해 5∼10명으로 구성된 팀을 이끄는 상임 특보가 신설됐다.

육군사관학교 38기로 임관한 김 후보자는 수도방위사령관과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등 군 요직을 두루 거친 뒤 2017년 중장(3성 장군)으로 예편했다. 윤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국방정책위원장을 맡아 군사안보 공약을 기획했다. 이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도 주요 국방 정책 밑그림을 그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김 후보자는 우리 정부 초대 경호처장으로 군 통수권자의 의중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기에 국방부 장관으로서 적임자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김 후보자는 초대 국방장관으로 꼽혔던 인물”이라며 “어떻게 보면 이제 제자리를 찾아서 수순대로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 대선을 앞두고 4강 외교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김 후보자 지명을 위해 외교안보 라인의 틀을 크게 흔들었다는 지적에 대해 외교 소식통은 “엄중한 외교안보 상황 속에서 안보실장을 7개월 만에, 국방부 장관을 10개월 만에 교체한 게 정상적인 인사는 아니지 않으냐”고 지적했다.

● 4강 외교 불확실성 증가 속 핵심라인 판 흔들어

외교가에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경쟁하는 초박빙 미 대선 구도에서 우리 정부의 정교한 외교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란 평가가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지금은 민주·공화당 양측에 모두 네트워크를 뻗쳐야 할 때”라며 “평시보다 2배의 외교 역량이 필요한 전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외교안보 사령탑의 갑작스러운 교체는 외교 전장에서 필수적인 네트워크를 굳힐 ‘골든 타임’을 놓치는 ‘외교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 대선 결과에 상관없이 미중 갈등 격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부는 한미 동맹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중국과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는 동시에 경제통상 협력 확대 방안을 고심 중이다. 일본과는 어느 정도 신뢰가 회복됐지만 역사 문제나 라인야후 사태 등과 관련해 여전히 갈등의 불씨가 많고 미 대선 결과에 따라 한미일 협력의 향방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우크라이나와 여전히 전쟁 중이고 북한과 군사 조약까지 체결한 러시아와도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날 경우 외교 관계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한 과제다.

일각에선 외교안보 정책의 방향키를 쥔 안보실장이 정통 외교관 출신에서 군 장성 출신으로 갑자기 교체된 상황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다른 정부 소식통은 “신원식 안보실장은 국방·기획통이자 안보 전문가이지만 외교전에서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문가들의 조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의 다른 소식통은 “신냉전 구도 속에서 어느 때보다 외교 흐름을 읽는 게 중요한 지금 군인 중심의 외교안보 라인이 섬세한 외교를 펼칠 수 있을지 우려도 나온다”고 지적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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