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사퇴 요구하리라는 상상도 예단도 안해” “이승만 대통령 좋아하면 뉴라이트? 자의적 편가르기” “광복절 반쪽 경축식 위기는 (이종찬 회장의) 잘못된 판단 때문”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12일 서울 용산구 서울 지방보훈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은 광복회 등이 주장하는 뉴라이트가 아니며 사퇴 의사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김동주 기자 tomato99@donga.com
독립유공자 후손 단체인 이종찬 광복회장 등 일부 독립운동 단체들의 사퇴 요구가 거세지는 가운데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은 “부당한 요구에 응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김 관장은 1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해고한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그런 일이 있으리라 상상도 안 하고 예단할 필요도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 외에 나에게 그런 요구를 할 사람이 없고, 설령 그런 요구를 하더라도 절대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 회장 등이 자신을 일제의 식민 지배를 옹호하는 ‘뉴라이트’ 성향의 인물로 지목하고, 부당한 공세를 펼치는 것에 절대 승복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
앞서 광복회는 “이승만을 ‘건국 대통령’이라고 하는 자나 단체”, “1948년을 ‘건국절’이라고 주장하는 자나 단체”, “일제강점기 우리 국적을 일본이라고 강변하는 자나 단체” 등 9개 사례를 들어서 뉴라이트로 정의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 관장은 “아주 이상한 논리를 들이대서 국민을 내편네편 편 가르는 것이 광복회장이 할 태도가 아니다”라고 이 회장을 직격했다.
그러면서 “조상들이 나라를 위해 희생했으면 그런 정신을 배워야지, 후손들이 지금 와서 권력 행세를 하는 것은 용납이 안 된다”, “그런 몽니와 부당한 요구에 순응하고 하면 대한민국의 법질서가 없는 것이다”라고도 반박했다.
자신의 거취 문제가 정치권으로까지 확대되면서 국민 통합의 장이 돼야 할 정부 주최 광복절 경축식이 자칫 ‘반쪽짜리’ 행사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내가 개입할 상황이 아니고, 잘못 판단한 사람(이종찬 회장)이 입장을 바꿔야 한다”고 답했다.
또 지금 자리에서 물러날 경우 광복회가 자신을 뉴라이트로 지목한 부당한 주장이 맞는다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사퇴할 수 없다고도 했다.
그는 “최근 이름도 얼굴도 알 수 없는 많은 국민이 내 블로그에 응원 메시지를 보내주고 있다”며 “평소 400,500명에서 그 10배가 넘는다. 그만큼 국민적 관심이 있는데 내가 불의한 요구에 대해 물러나면 내가 이 세상에 살 의미가 없다”고도 주장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