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CNN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전미자동차노조(UAW)는 트럼프 후보와 머스크 CEO를 불공정 노동 관행 혐의로 미 노동관계위원회(NLRB)에 고발했다. 두 사람이 전날 대담 과정에서 노동자들을 위협하고 협박하는 발언을 했다는 게 그 이유였다.
전날 X를 통해 라이브 중계된 대담에서 트럼프 후보는 머스크 CEO에게 (기업 경비 삭감 및 해고에 있어) ‘최고 기술자(great cutter)’라고 추켜 세웠다. 이어 “당신은 ‘그만두고 싶냐’고 묻고 파업에 들어가면 ‘괜찮아. 너흰 다 해고야’라고 말한다”고 언급했다. 머스크 CEO는 동조하며 웃음으로 답했다.
전날 트럼프 후보가 우크라이나 상황과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눴다고 주장한 대화도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다. 트럼프 후보는 대담에서 “재임 당시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침공이 초래할 결과에 대해 경고했었다”며 “(우크라이나 침공시) 내가 할 일을 그에게 말했고, 그는 그럴 리 없다(no way)고 했지만 나는 할 거(way)라고 했다”고 발언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13일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트럼프가 지어낸 이야기”라고 말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핵심 외교·안보 참모였던 그는 트럼프의 외교정책을 두고 갈등을 빚다 2019년 9월 물러났고 지금은 반(反) 트럼프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날 CNN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트럼프와 푸틴이 함께 있는 모습을 여러 차례 지켜봤고, 그들의 전화 대화를 엿들었다”며 “내가 백악관에 있을 때 푸틴과 그런 대화를 나눈 적은 확실히 없다. 그 전에도 그런 대화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CNN 앵커 케이틀린 콜린스가 “트럼프와 푸틴이 ‘그럴 리 없다(no way)’와 ‘할 거다(way)’라는 표현을 주고받았다니 여고생들 같다. 세계 지도자들이 정말 그런 식으로 대화하느냐”고 묻자 그는 “그건 트럼프가 말하는 방식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또 “트럼프는 역사를 거의 모른다”며 “그는 전문가들에게도 매우 복잡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역사에 대해 거의 아는 것이 없다”고 꼬집었다.
미국의 여러 주류 언론은 이날 두 사람의 대담이 ‘재앙적이었다’는 표현을 쓰며 대체로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범죄, 경제, 이민 등 다방면에 걸쳐 최소 20개의 거짓 주장을 펼쳤다고 분석했다. Vox미디어는 “2시간 동안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과 전 미국 대통령은 그들 사이에 몇 가지 놀라운 유사점이 있다는 걸 알려줬다”며 “거대한 자존심과 소셜 미디어에 대한 사랑, 그리고 피해자 의식이 그것”이라고 논평했다.
한편, 이날 트럼프 캠프는 전날 대담을 총 2500만명의 이용자들이 청취했고, 동시접속자 수는 150만 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후보는 “그럼에도 언론들이 전날 대담이 기술적 문제로 42분 지연된 것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날선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후보는 자신의 소셜트루스 SNS에 “그들이 보도해야 했던 것은 엄청난 청취자 숫자였다”며 “가짜 뉴스 미디어가 정말 싫다. 우리나라에 몹시 나쁘다”고 주장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