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규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 뉴시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14일 ‘불법적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 선임 등 방송장악’ 관련 2차 청문회를 진행하던 중 김태규 방송통신위원회 직무대행(부위원장)을 고발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야당 위원들 질의에 제대로 답변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여당은 “증언 중인 증인을 증언 거부로 고발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국회의 권한 남용”이라고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이날 오후 청문회 도중 “우리 위원회는 지금까지 과방위 회의장에서 정당한 이유 없이 증언을 거부하고 있는 김태규 직무대행에 대해 고발하기로 간사와 협의했다”면서 증인 고발의 건을 상정했다. 야당은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제12조에 따라 김 직무대행이 정당한 이유없이 증언을 거부했다는 사유를 들었다.
최 위원장이 안건 상정에 앞서 “이의 있냐”고 묻자 여당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최 위원장은 “(김 직무대행이) 위원들의 중요한 질의에 답변한 것이 없다”면서 “야당 질의에 답변하지 않겠다는 말을 여러 번, 아무렇지 않게 했다. 국회법을 따라야 한다. 여기는 국회”라고 강하게 말했다. 김 직무대행 고발 안건은 찬성 11명, 반대 5명 등 거대 야당 주도로 통과됐다.
최민희 과방위원장.
앞서 야당 의원들은 이진숙 방통위원장과 김 직무대행이 취임한 당일 KBS 이사 7명과 MBC 대주주인 방문진 이사 6명을 속전속결로 임명한 것을 두고 회의 과정에 대해 집중 질의를 이어갔다. 하지만 김 직무대행은 “회의 중에 있었던 내용은 답변드릴 수 있는 권한이 없다” “심의 내용은 비공개 내용이라 답변하지 않겠다” 등 관련 내용에 대한 답변 거부를 반복했다.
과방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고발 안건이 통과된 뒤 입장문을 통해 국정감사 및 조사법 8조에 따라 국회는 진행 중인 재판에 관여할 수 없다고 했다. 답변 강요가 현재 진행중인 이 위원장 탄핵 등 관련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억지 청문회를 이어가며 증인 출석을 강요한 뒤 증언 거부로 고발하는 무리수는 이제 멈춰라”고 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