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도 지속… 기업들 타격 불가피
올 들어 물류비가 계속 증가하며 기업들의 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 홍해 사태 및 중국발 화물 수요 급증 등 겹악재가 터지며 전기·전자, 석유화학, 배터리, 유통 등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반기(7∼12월)에도 물류 비용은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여 기업들의 수익성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상반기(1∼6월) 운반비는 1조361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1% 늘었다. LG전자도 같은 기간 5.8% 늘어 1조3443억 원을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는 423억 원에서 480억 원으로 13.6% 증가했다. 국내나 해외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들을 바다 건너 보내는 해상운임비가 커진 영향이다. 타이어 및 석유화학 업계도 물류비 상승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금호타이어의 운반비는 11.5% 늘어 1604억 원에 달했다. 동성케미컬은 46.6% 늘어난 71억 원이었다. 유통에서는 롯데칠성음료가 889억 원에서 1149억 원으로 29.3% 증가했다. 임금 상승 등으로 인한 국내 운임비 증가와 해외 수출 관련 해상 운임비 증가 등 복합적인 결과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물류 비용 상승 원인은 다양하지만 홍해 사태와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 물량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핵심 해상 경로인 홍해는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 때문에 배송난에 시달리고 있다. 선박들이 다른 경로로 우회하거나 추가 보안 조치를 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확대되는 것이다. 또 미국이 8월부터 중국산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등에 관세를 대폭 올리기로 하며 중국발 물류도 급증하는 추세다. 미국 내 중국산 가격이 오르기 전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물류비 상승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에 따르면 최근 새로 계약을 맺는 해상 운임비는 급격히 올라가는 추세다. LG전자는 이번 2분기(4∼6월)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하반기 해상 운임 비딩(입찰) 결과 (신규 계약분에 대한) 컨테이너당 해상 운임이 전년 동기 대비 58% 상승했다”고 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