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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코로나 초비상… 작년 여름 재유행 겪고도 치료제 ‘늑장 대응’

입력 | 2024-08-15 23:24:00

13일 서울시내 한 약국에 코로나19 진단키트 입고 안내문이 붙여있다.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하위 변종인 ‘KP.3’(케이피쓰리) 검출률이 높아지며 재유행하는 가운데 휴가기간이 끝나는 이번달 셋째 주 환자 수가 절정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질병청은 치료제 사용량이 늘자 공급량을 늘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2024.8.13. 뉴스1



코로나19 환자가 폭증하고 있다. 8월 둘째 주에 코로나 확진으로 입원한 환자는 1357명으로 전주보다 58%, 6주 전에 비하면 22배나 급증했다. 이는 전국 220개 병원에서 표본 조사한 수치이고, 실제론 1주일에 17만 명 정도 확진되는 것으로 질병관리청 내부에선 추산한다. 초중고교가 모두 개학하면 학생들이 밀집한 학교를 중심으로 환자가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환자가 가파르게 느는 데 비해 치료제와 검진 키트 공급은 따라가지 못해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8월 첫째 주 전국 약국·의료기관에서 신청한 치료제는 총 19만8000명분이지만 공급량은 3만3000명분에 불과했다. 의사가 처방해도 약국에 물건이 없어서 환자들이 약을 구할 수 없는 지경이 된 것이다. 치료제는 60세 이상 고령자나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 위주로 처방하는데, 이들이 제때 치료받지 못하면 증세가 급속히 악화될 수 있다.

코로나는 5, 6개월 주기로 유행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여름 환자가 크게 늘었고 한동안 주춤하다가 겨울에 급증해 올해 2월 정점을 찍었다. 지난해 백신 접종률이 20% 수준으로 낮아 면역력을 가진 인구도 줄어든 상태다. 올해 7, 8월 코로나가 다시 확산할 것이라는 점을 정부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질병청은 충분히 대비하지 않고 있다가 이제야 치료제를 추가 구매해 공급하고 키트 생산도 독려하겠다고 밝혔다. 늑장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제 코로나는 독감 수준인 4급 감염병이 되긴 했지만 여전히 고위험군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는 만큼 방심해서는 안 된다. 전공의 이탈로 병원에 의사가 부족한 마당에 중환자가 급증하면 감당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더욱이 한국은 코로나로 인해 2년 넘게 사회적 거리 두기가 지속되면서 국가가 마비되다시피 하고 자영업자들이 줄도산했던 아픈 경험을 갖고 있다. 시민들이 불안하지 않도록 언제 코로나가 퍼지더라도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항시 갖추고 있는 게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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