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부, 치안보고록 등 문서 발굴 日서 순국한 송몽규 선생 등 일제에 맞서 싸운 재일한인 기록 日서 활동한 독립운동가 발굴 기대
15일 국가보훈부가 공개한 치안보고록 표지(왼쪽 사진). 윤동주 시인과 송몽규 선생(오른쪽 사진 빨간 네모 안)의 교토 구치소 수형 기록이 이 치안보고록에 담겨 있다. 국가보훈부 제공
일제강점기 옥중 순국한 윤동주 시인과 송몽규 선생을 비롯해 1940년대 일본 형무소에 수감됐던 독립운동가 등 조선인 1000여 명의 수형 기록이 담긴 문서가 제79주년 광복절을 맞아 공개됐다.
국가보훈부는 일본 국립공문서관에서 발굴한 ‘치안보고록(治安報告控)’과 ‘치안제외보고록(除治安報告控)’ 등의 문서를 15일 공개했다. 두 문서는 일본 내무성 소속 경찰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치안보고록은 치안유지법 위반 수형자, 치안제외보고록은 치안유지법 이외의 법(불경죄, 유언비어 등) 위반 수형자를 각각 기록한 문서라고 보훈부는 설명했다.
치안유지법은 1925년 일제가 일왕제를 유지하고, 사회주의 운동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제정한 법령이다. 식민지 조선에서 독립운동을 탄압하는 대표적인 수단으로 활용됐다.
민족 저항시인으로 일본 유학 중 옥중 순국한 시인 윤동주(1917∼1945·1990년 독립장 수여)와 그의 사촌형으로 연희전문학교 재학 시절부터 민족의식 고취에 앞장서다 역시 일본 감옥에서 순국한 송몽규 선생(1917∼1945·1995년 애국장 수여)도 포함돼 있다. 치안보고록에는 일본 유학생 시절 윤동주 선생이 1943년 ‘재교토 조선인 학생민족주의 그룹사건’ 혐의로 검거됐고, 송몽규 선생은 같은 해 12월 6일 교토구치소에 입소해 미결수로 수감된 기록이 적시돼 있다.
이들 외에도 당시 일본 이주 노동자 등 다양한 계층의 재일한인들이 일제에 저항하다 수감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보훈부는 전했다. 일본 철공소 등에서 일하다 일제의 민족차별에 맞서 독립운동에 나선 김근도(1995년 애족장 수여) 김두만(2003년 애족장 수여) 선생 등도 포함돼 있다.
치안제외보고록에는 일제 통치와 일왕을 비판하다 불경죄로 체포돼 옥고를 치른 유재우 선생(1990년 애족장 수여), ‘미국의 비행기가 홋카이도를 대폭격하고 갔다’ ‘이번에 일본도 끝났다’ 등의 시국담을 유포했다는 이유로 징역형을 받은 정혁모 선생(2009년 대통령표창 수여) 등의 수감 기록도 기재돼 있다.
장신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기존 자료에서 확인할 수 없는 일본 내 한국인의 수형 사실을 기록하고 있어 1940년 이후부터 일본 패망까지 일본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를 발굴 포상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자료”라고 평가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