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많은 사람이 40대 중반에 이르렀을 때 몸이 예전만큼 잘 작동하지 않는다는 불쾌한 느낌을 갖는다. 더 자주 다치고 근육도 약해진 것처럼 느낄 수 있다. 이유가 있었다.
우리 몸 안팎의 분자와 미생물이 44세와 60세에 극적인 변화를 겪는다는 것을 연구자들이 밝혀냈다. 신체적 쇠퇴의 원인 될 수 있는 이러한 변화는 심혈관 건강과 면역 기능에 큰 차이를 일으킬 수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연구자들은 14일(현지시각) ‘네이처 노화’(Nature Aging)에 공개한 연구를 위해 25세∼75세의 자원자 108명으로부터 1∼7년 동안 혈액과 다른 생물학적 샘플을 채취해 분석했다. 13만 5000개 이상의 다양한 분자와 미생물에서 연령 관련 변화를 추적한 결과 대부분의 분자와 미생물의 양은 연령에 따라 점진적으로 변화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인간의 삶 전체를 통해 노화가 진행된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정말로 큰 변화가 일어나는 두 가지 주요 시기가 있다. 사람이 40대에 들어서면 지질 대사가 크게 변화하고, 60대에는 탄수화물 대사가 크게 변화한다”라고 이 연구의 수석 저자인 스탠포드 의학부의 유전학 교수 겸 유전체학 및 개인 맞춤 의학 센터장 마이클 스나이더(Michael Snyder)가 말했다.
지질은 LDL(저밀도지단백), HDL(고밀도지단백), 중성지방을 포함하는 지방 물질로, 체내에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지만, 혈액에 축적되면 해로울 수 있다.
연구진은 채취한 샘플에서 RNA, 단백질, 대사산물 등의 다양한 분자뿐만 아니라 참가자들의 장과 피부에 서식하는 박테리아, 바이러스, 균류도 추적했다.
연구자들은 사람들이 40대가 되면 칼로리를 더 천천히 소모하는 것이 아니라 음식을 분해하는 방식이 달라지는 대사 변화를 겪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러한 변화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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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 변화는 신체가 알코올이나 카페인에 반응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치지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카페인의 경우, 더 높은 민감도로 이어질 수 있다.
스나이더 교수는 40대가 된 사람들에게 지질, 특히 LDL 콜레스테롤(이른바 나쁜 콜레스테롤)을 주의 깊게 관찰할 것을 제안했다.
“만약 지칠 수치가 상승하기 시작한다면, 의사의 권고가 있을 경우 스타틴(고지혈증 치료제)을 복용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또한 근육과 피부에 영향을 미치는 분자들이 변화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운동하기 전 더 많은 준비운동을 통해 부상을 예방하는 게 좋다”라고 스나이더 교수는 NBC뉴스를 통해 조언했다.
60대 초반에는 면역 조절, 탄수화물 대사, 신장 기능에 관련된 분자 변화가 관찰됐다.
피부와 근육 노화 관련 분자는 두 시기 모두에서 변화를 보였다.
연구자들은 “이러한 변화는 사람들이 40대와 60대에 더욱 건강을 신경 써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즉 심장을 보호하고 근육량을 유지하기 위해 두 연령대에서 운동량을 늘리거나, 40대에 알코올 대사 능력이 저하되기 때문에 알코올 섭취를 줄이는 등의 조치를 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