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에서 열린 행사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손을 잡고 있다. AP 뉴시스
‘바이드노믹스(Bidenomics·조 바이든 대통령 경제정책)’을 승계한 해리스 부통령은 부유층과 대기업에 대한 증세 및 처벌 강화를 통한 민생 안정 공약을 예고했다.
반면 부자 감세와 동맹국을 포함한 외국에 대한 관세 인상을 내건 트럼프 후보는 해리스 부통령의 공약을 공산주의 정책이라며 ‘마두로(베네수엘라 대통령) 플랜’이라고 비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메릴랜드주에서 열린 민생 행사에서 “의료 지원 확대를 포함해 조 바이든 대통령보다 더 큰 업적을 낸 대통령은 없다”며 “우리는 이제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많은 노인들이 약값을 감당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미국에서 노인이 처방약을 사려면 임대료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 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대형 제약사와 가장 비싼 10가지 처방약의 가격 인하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처방약 가격 인하는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의 최대 성과로 꼽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핵심 정책이다.
트럼프 후보 등 공화당이 최근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공세를 집중하면서 해리스 부통령이 차별화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과 달리 IRA 등 바이든 행정부 경제정책을 이어받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후보 사퇴 전 부유층과 대기업에 대한 증세를 통해 의료 복지 등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16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유세에서도 대기업들이 담합 등을 통해 과도한 이익을 얻으려 하면 식료품 가격 인상을 연방 차원에서 금지하는 공약을 내놓을 예정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또 첫 주택 구매자에게 최대 2만5000달러(약3400만 원)를 지원하는 정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뉴저지주 배드민스터 자신의 소유 골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경제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기자회견 단상에는 가격이 상승한 식료품들이 진열돼 있다. AP 뉴시스
트럼프 후보는 이날 뉴저지주 배드민스터의 자신의 소유 골프클럽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해리스의 공약은 공산주의”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후보는 기자회견 단상에 계란과 시리얼, 버터 등을 올려놓고 “해리스가 할 수 있는 일은 끔찍한 인플레이션을 촉발하고 대규모 범죄를 방조해 아메리칸 드림을 말살하는 것 뿐”이라며 “이제 해리스는 공산주의적인 가격 통제 정책을 내놨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그것을 마두로 플랜으로 부른다. 베네수엘라나 소련에서 그대로 가져온 정책”이라고 했다.
트럼프 후보는 바이든 행정부의 부유층 증세 방침에 대해선 ‘재산 몰수 세금’이라면서 “해리스는 70, 80% 세율의 세금을 ‘논의해볼 만한 아이디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녀가 나를 겨냥해 사법시스템을 무기화하는 것에 화가 난다”며 “나는 인신공격을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