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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등 지구 생명 대멸종, 소행성 충돌 탓”

입력 | 2024-08-17 01:40:00

獨 쾰른대 연구팀 ‘사이언스’에 발표
지구에 드문 루테늄 동위원소 분석
6600만년전 천체충돌 가설에 무게



백악기 말 대멸종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소행성 충돌을 표현한 상상도. 목성 너머 먼 태양계에서 온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해 대멸종이 일어났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나왔다. 사이언스 제공



약 6000만 년 전 공룡을 멸종시키고 지구 생명체 75%의 생명을 앗아간 대멸종의 원인이 소행성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간 대멸종의 원인으로 거대한 화산 폭발, 혜성 혹은 소행성 충돌 등 여러 가설이 제기돼 왔다. 이번 연구로 소행성 충돌 가설에 좀 더 힘이 실릴 전망이다.

마리오 피셔괴데 독일 쾰른대 교수팀은 15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백악기와 팔레오기 사이에 일어난 대멸종의 원인이 탄소질의 소행성 충돌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지금까지 대멸종 원인의 유력한 가설로 화산 폭발과 천체의 충돌이 꼽힌다. 학계에서는 천체 충돌일 가능성을 좀 더 높게 보고 있다. 6600만 년 전 ‘칙술루브(Chicxulub)’라는 천체가 멕시코 유카탄반도에 충돌해 칙술루브 충돌구를 만들면서 공룡 등을 멸종시켰다는 것이다.

칙술루브가 소행성인지 혜성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견이 분분하다. 2021년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는 칙술루브가 태양의 중력에 의해 분해된 혜성의 일부라는 연구가 실리기도 했다.

쾰른대 연구팀은 백악기와 팔레오기의 경계가 되는 지층에서 루테늄(Ru) 동위원소를 분석했다. 루테늄은 지구 암석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는 드문 원소이기 때문에 지구에 충돌한 천체에서 유래됐을 가능성이 높다. 루테늄은 총 7가지의 동위원소(원자번호는 같지만 질량수가 다른 원소)를 가지고 있는데, 천체마다 동위원소의 비율이 모두 다르다. 때문에 이 비율을 확인하면 어떤 천체에서 유래했는지 추정할 수 있다.

분석 결과 연구팀은 칙술루브가 탄소로 이뤄진 탄소질 소행성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혜성의 구성 비율과는 전혀 달랐다. 또 지구를 덮친 이 행성이 지구 가까운 곳에서 온 것이 아니라 목성 너머의 먼 태양계에서 형성된 소행성이라는 것도 추가로 확인했다. 연구팀은 “칙술루브가 혜성일 가능성은 극히 낮다”며 “이번 결과는 오랜 논쟁을 해결하고 지구와 충돌한 외계 암석에 대한 이해를 재정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