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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웅시’ 패배 잊고 ‘반즈시’ 승리 거둔 롯데 [어제의 프로야구]

입력 | 2024-08-17 06:00:00


공교롭다 「형용사」 생각지 않았거나 뜻하지 않았던 사실이나 사건과 우연히 마주치게 된 것이 기이하다고 할 만하다.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16일 사직 안방 경기 승리를 자축 중인 프로야구 롯데 선수단. 롯데 제공

롯데가 참 공교로운 상황을 마주했다.

롯데는 1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안방 경기에서 키움에 4-0 완승을 거뒀다.

롯데는 그러면서 최근 10경기에서 8승 2패를 기록하게 됐다.

롯데가 10경기 기준으로 8승 이상을 거둔 건 올 시즌 처음이다.

7위 롯데는 이날 승리로 49승 3무 56패(승률 0.467)가 되면서 6위 KT(54승 2무 58패·승률 0.482)를 1.5경기 차이로 추격했다.

KT는 이날 수원 안방 경기에서 두산에 0-5로 완패했다.

롯데 손호영과 박세웅. 롯데 제공

공교로운 건 롯데가 패한 두 경기 모두 ‘토종 에이스’ 박세웅(29)이 선발 투수였다는 점이다.

롯데의 최근 10경기는 ‘승 → 승 → 승 → 승 → 박세웅 → 승 → 승 → 승 → 박세웅 → 승’으로 요약할 수 있다.

다만 9일 수원 KT전에서 박세웅이 4이닝 8실점으로 부진했던 것과 달리 15일 잠실 두산전은 운이 나빴다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3-0으로 앞서가던 3회말 수비 때 1사 1, 3루에 위기에서 3루수 손호영(29)의 글러브에 공이 끼는 바람에 병살로 이닝을 끝내지 못했다.

이후 경기 분위기가 두산 쪽으로 넘어가면서 롯데는 결국 3-4로 역전패했다.

수원 경기 때 마운드에 직접 올라 박세웅을 질책했던 김태형 롯데 감독도 “(글러브에 공이 낀) 거기서 맥이 딱 끊겼다”면서 아쉬워했다.

16일 사직 안방 경기 1회말 선제 홈런을 날린 손호영. 롯데 제공

사직으로 돌아와 치른 주말 3연전 첫 경기는 달랐다.

손호영은 1회말 2점 홈런(시즌 12호)을 쏘아 올리며 팀에 선취점을 안겼다.

롯데는 계속해 4회말 손성빈(22)의 희생플라이와 황성빈(27)의 적시타로 2점을 뽑으며 4-0으로 앞서갔다.

롯데 선발 투수 반즈(29)는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이어 김상수(36), 구승민(34), 김원중(31)도 실점 없이 경기를 마쳤다.

롯데는 그러면서 반즈의 이전 등판이었던 3일 수원 KT전처럼 상대 팀에 단 1점도 내주지 않고 경기를 마쳤다.

16일 사직 안방 경기 롯데 선발 투수 반즈(왼쪽)와 포수 손성빈. 롯데 제공

반즈는 허벅지 부상으로 43일간 전력에서 이탈했다가 후반기가 되어서야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후반기 7경기에서 한 번도 빼놓지 않고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 실점)에 성공했다.

반즈가 평균자책점 1.57을 남긴 이 7경기에서 롯데는 6승 1패를 기록했다.

반즈는 “내가 이닝을 길게 던지고 점수를 적게 내주면 동료들도 그만큼 편하게 경기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오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들어 평소 생각했던 걸 실행으로 옮기고 있어 만족스럽다”고 덧붙였다.

16일 잠실 경기 9회초에 역전 2점 홈런을 날린 KIA 나성범. KIA 제공

선두 KIA는 잠실 방문 경기에서 2위 LG에 3-2로 역전승을 거뒀다.

KIA는 9회초 시작 전만 해도 0-2로 끌려갔지만 김도영(21)이 적시 2루타를 친 데 이어 나성범(35)이 2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경기를 뒤집었다.

3위 삼성은 창원에서 안방 팀 NC에 7-3으로 승리하며 LG를 반 경기 차이로 추격했다.

반면 NC는 8연패에 빠지면서 시즌 처음으로 9위로 내려앉았다.

전날까지 9위였던 한화는 문학 방문 경기에서 5위 SSG의 추격을 2-1로 따돌렸다.

▽17일 경기 선발 투수 △잠실: KIA 라우어-LG 손주영 △사직: 키움 하영민-롯데 윌커슨 △문학: 한화 바리아-SSG 김광현 △수원: 두산 곽빈-KT 고영표 △창원: 삼성 이호성-NC 신민혁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