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학원, 수능 1등급대만 가는 '인문계' 학과 분석 선발인원 기준 16%가 인문 분리 선발 '의대·한의대' 수능 '확통·사탐' 필수 응시 조건 건 한의대도 포함 일부는 이과생도 받아…교차지원 '문과침공' 불 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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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국어·수학·탐구에서 평균 1등급을 맞은 최상위권 ‘문과생’도 의대와 한의대에 진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대와 한의대 중에 문과생을 따로 뽑은 모집단위에 합격한 것인데, 이과생들도 ‘문과침공’이라 불리는 교차지원을 통해 해당 모집단위 의대 등에 진학한 것으로 보인다.
18일 종로학원이 대입정보포털에 공개된 2024학년도 대입 70%컷(100명 중 70등)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정시 합격선이 1등급권이었던 인문계열 모집단위 총 선발 인원 343명 중 55명(16.0%)이 의대 및 한의대였다.
분석 결과 수능 국어·수학·탐구 백분위 점수 평균이 96.0점 이상인 인문계열 모집단위는 총 22개였다. 이 중 자연계열 학과지만 소위 ‘문과생’을 분리 모집한 일부 의대와 한의대 모집단위 6개가 포함됐던 것이다.
해당 의대와 한의대는 정시 모집인원을 분리, 소위 ‘이과생’을 뽑는 일반적인 모집단위와 ‘문과생’을 뽑는 모집단위를 따로 두고 지원 자격 조건도 따로 정한다.
예를 들면, 경희대·대구한의대 ‘한의예과(인문)’는 수능 수학 ‘확률과 통계’ 및 사회탐구 응시가 지원 자격 조건이다. 원광대 ‘한의예과(인문)’는 사회탐구를 응시해야 원서를 쓸 수 있다. ‘문과생’만 뽑겠다는 뜻이다.
이들 3개 모집단위의 선발 인원은 28명(8.1%)이다. 이런 모집단위의 합격선이 최상위권에 달했다는 것은 그만큼 경영 등 일반 인문계열을 지망해 왔던 최상위권 ‘문과생’들도 의대·한의대를 선호한다는 이야기다.
이런 ‘문과생 트랙’을 통해서 의대 등에 진학하려고 하는 ‘이과생’ 상위권도 상당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학이 입시 전형에서 ‘문과’를 위한 의대라 적어 놓아도 실상은 이과생이 독점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능 수학에서는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한 소위 이과생들이 크게 앞선다”며 “확률과 통계 또는 사회탐구를 반드시 응시하라고 정하지 않는 이상 문과생이 의대에 가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과의 문과침공’이 뻔하다는 것이다.
그는 “문과생 최상위권도 의대를 선호하는 것”이라며 “상위권 문과생은 경영·경제학에 합격해도 의대로 가고, 이과생도 대학이 인문계열로 배정을 해 둔 의대와 한의대로 넘어가는 게 가능한 구조”라고 분석했다.
한편 의대와 한의대를 뺀 나머지 2024학년도 대입 정시 1등급권 인문계열 모집단위 16개는 모두 서울대 일반 학과였다. 서울대 농경제사회학(14명) 98.5점, 경제학(74명) 98.1점, 사회교육(6명) 98.0점 등 순이었다.
그는 “현행 수능 체제가 유지되는 2027학년도 대입까지 이런 패턴이 지속될 수 있다”며 “수능에서 선택과목이 없어지는 2028학년도 수능부터는 최상위권 학생들이 대부분 자연계열을 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