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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 중 얼굴 흉터 생긴 군인…法 “연금 지급 거절은 부당”

입력 | 2024-08-18 16:05:00


훈련중 이마에 흉터가 생긴 군인에게 ‘길이 기준에 미달한다’며 상이연금 지급을 거절한 국방부의 결정이 위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단독 손인희 판사는 군인 전모 씨가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상이연금 비해당 결정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뉴시스

1999년 임관해 특수요원으로 근무하던 전 씨는 2001년 주둔지 훈련장에서 특수무술 훈련 중 바닥에 머리가 부딪히며 찢어져 미간에 ‘Y자’ 형태의 흉터가 생겼다. 이후 전 씨는 군인 재해보상법에 따라 국방부에 상이연금을 청구했으나 지난해 10월 거부당했다.

당시 국방부는 “가장 길이가 긴 미간 부위 흉터와 좌측 눈썹 옆 짧은 흉터는 이어져 보이므로 합산해서 평가가 가능하다”면서도 “측정된 (흉터의) 길이는 기준인 5㎝ 미만으로 상이등급(1∼7급) 내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전 씨가 불복해 군인재해보상연금재심의위원회에 심사를 청구하자 국방부는 입장을 바꿨다. 전 씨의 Y자 흉터는 길이가 긴 흉터를 기준으로 측정하는 방식으로 평가해야 하고, 긴 부분은 5㎝보다 짧다는 것이었다.

법정까지 이어진 공방 끝에 법원은 전 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Y자 형태의 흉터는 군인 재해보상법 등에서 상이연금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 길이 5㎝ 이상의 선모양 흉터”라며 “상이등급 7급인 ‘외모에 뚜렷한 흉터가 남은 사람’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얼굴 흉터 관련 법령의 취지는 흉터로 인해 겪게 되는 개인의 심리적 위축 등을 장애로 인정하는 것인데 국방부의 판정은 입법 취지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국방부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