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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휴전 걸린 일주일, 美·중재국 막판 외교전…“이란, 이스라엘 보복계획 연기”

입력 | 2024-08-18 17:38:00


16일(현지 시간) 가자지구 데이르 알발라의 학교 대피소에서 대피하는 팔레스타인 여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와 동부 데이르 알발라에서 이스라엘을 향한 로켓에 대응할 것이라며 주민들에게 대피를 요구하는 전단을 뿌렸다. 데이르 알발라=AP 뉴시스


가자지구 휴전 협상의 향방이 이르면 수일 안에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등 협상 중재국들은 협상 타결을 위해 치열한 막판 외교전에 돌입했다. 중재국들의 낙관적인 전망과 달리 당사자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여전히 이견을 보이고 있어 난관이 예상된다.

신화통신과 악시오스 등에 따르면 미국, 카타르, 이집트 등 중재국과 이스라엘 대표단은 21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다. 앞서 중재국 3국은 15~16일 이틀간 카타르 도하에서 휴전회담을 진행한 뒤 공동 성명을 통해 “건설적인 논의”가 진행됐다며 다음 주말 이전에 카이로에서 휴전협상 타결을 목표로 회담을 가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악시오스는 미 고위 관리들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다음 주말까지 가자지구 휴전과 인질 석방 협상을 타결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1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휴전 협상에 대해 “낙관적”이라며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몇 가지 문제만이 남았다”며 타결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을 전했다.

중재국들의 낙관에도 불구하고 핵심 쟁점에 대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견해차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집트·가자지구 국경 완충지대인 ‘필라델피 회랑’에 이스라엘군이 주둔할 것을 주장하는 등 최근 몇 달간 주요 협상 국면마다 하마스가 수용하기 어려운 요구 조건을 내걸며 어깃장을 놓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하마스 측은 17일 사미 아부 주흐리 대변인 명의로 성명을 내고 “우리가 합의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환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6월 12일(현지 시간)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카타르 도하에서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와 가자지구 휴전안에 관해 논의한 뒤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도하=AP 뉴시스


중동 순방을 미뤘던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8일 이스라엘을 방문해 물밑 설득 작업을 이어갈 방침이다. 블링컨 장관은 이튿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 협상에 관한 쟁점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 베단트 파텔 부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블링컨 장관이 “휴전과 인질 석방 협상 타결”을 위해 이스라엘을 방문한다며 “이 지역의 모든 당사자가 긴장 고조나 합의 마무리에 지장을 줄 수 있는 행동을 피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에 보복을 예고했던 이란이 가자지구 휴전 협상이 추진될 시간을 주기 위해 공격을 연기할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하마스 최고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의 암살에 대한 이란의 보복이 추후 이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정보당국은 현재 이란과 친(親)이란 세력인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로켓·미사일 부대의 경계 수준을 낮춘 상태라고 평가 중이다.

중재국들도 휴전 협상이 타결되기 전까지 중동 지역 내 긴장이 고조되지 않도록 주변국들을 설득하고 있다. NYT 등에 따르면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는 중재국 회담 첫날인 15일 저녁 알리 바게리 이란 외무장관 대행에게 통화로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알사니 총리는 이튿날 회담을 마치고 다시 전화해 “(중동) 지역 내 평화와 긴장 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란이 협상이 진전 중인 시점에 공격을 감행할 경우 중대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