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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보다 싸고 마트보다 가까워”… 1인가구 잡은 SSM 성장세

입력 | 2024-08-19 03:00:00

필요수량만 구매하는 1인가구 늘어
2분기 성장률 3.3%… 5분기째 성장
‘마이너스’ 대형마트와 상반된 성과… ‘1시간 장보기’ 등 배송전략도 성공
유통업체 “신성장산업 SSM 강화”





대형마트와 편의점 사이에 끼어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던 기업형슈퍼마켓(SSM)이 최근 유통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1·2인 가구와 근거리 장보기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는 전략이 맞아떨어지면서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SSM 매출 성장률은 3.3%로 지난해 2분기 이후 5개 분기 연속 성장했다. 올해 2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인 대형마트와 비교하면 주목할 만한 성과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롯데슈퍼의 올해 상반기(1∼6월) 매출은 1.3% 오르며 같은 기간 2.3% 줄어든 롯데마트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Super Supermarket’의 약자인 SSM은 대형마트보다는 작고 일반 동네 슈퍼마켓보다는 큰 유통매장을 의미한다. GS더프레시, 롯데슈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이마트에브리데이 등이 이에 속한다.

최근의 SSM 성장 배경으로는 1·2인 가구의 증가가 가장 먼저 꼽힌다. SSM은 편의점에 비해 상품 종류가 다양하면서도 대형마트와 달리 소포장 상품이 많다. 가구 인원이 줄어들면서 SSM에서 장을 보는 게 효율적이고 경제적이라고 생각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이란 해석이다. 롯데슈퍼 관계자는 “장을 볼 때 필요한 수량만 그때그때 구매하는 1, 2인 가구 증가가 SSM 매출 성장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SSM 업체들이 적극 추진해 온 ‘근거리 장보기’ 맞춤 전략도 성장 요인으로 꼽힌다. GS더프레시는 자사 애플리케이션 ‘우리동네GS’를 비롯해 그룹사 서비스 요기요, 경쟁업체인 배달의 민족과도 협업해 1시간 장보기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신혼부부와 30대 소비자 등 1·2인 가구가 많은 지역에 전략적으로 출점하며 7월 말 기준 점포 수가 500개를 넘었다.

유통업체들은 새로운 성장 산업이 된 SSM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대형마트는 각종 규제 영향권에 들어 성장이 더딘 상태다. 편의점 역시 100m 내 동종 업종 출점 제한과 시장 포화로 외형 성장이 곧 한계에 달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상대적으로 SSM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망이 밝은 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SSM은 유통업계에서 그나마 성장 가능성이 보이는 대표주자”라고 말했다.

SSM 매장 수 1위인 GS더프레시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매장 수를 적극 늘리는 전략으로 SSM 1위 자리를 지키겠다는 계획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출범 50년 만에 500호점을 오픈한 GS더프레시는 점포 수와 매출에서 1위를 유지하며 슈퍼마켓의 부활을 이끌고 있다”며 “2027년까지 GS더프레시 1000점 시대를 열 것”이라고 했다.

대형마트와 SSM 운영 조직을 통합해 효율화를 추진하는 곳도 있다. 롯데마트는 올해부터 롯데슈퍼 상품·지원 조직을 마트 사업부로 통합하며 운영 효율화에 나섰다. 4월 이마트와의 합병을 결정한 이마트에브리데이도 7월 ‘통합 이마트’ 출범을 선언하며 조직 개편을 시작했다. 양 사 모두 마트와 SSM 통합 소싱을 통해 구입 단가를 낮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새 주인을 찾고 있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작업이 끝나면 SSM 업계 지형도가 바뀌는 것은 물론이고 경쟁에 불이 붙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는 매각을 앞두고 있어 출점에도 다소 소극적이었다”며 “인수 작업이 끝나면 홈플러스까지 가세해 SSM 시장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