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초대석]“신청사에 ‘대구 경북 통합’ 가치 담아야”

입력 | 2024-08-19 03:00:00

이태훈 대구 달서구청장
2030년 상반기 신청사 완공 목표… 민주화-산업화 등 시대 정신 담아
인구 위기 대응할 ‘뉴 새마을운동’… 노래 활용해 결혼장려 분위기 확산
두류공원 일대 ‘치킨 성지’로 조성



이태훈 대구 달서구청장이 16일 집무실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구시에 제안한 신청사 조감도를 직접 설명하고 있다. 이 구청장은 “신청사가 세계적인 랜드마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 달서구 제공



“신청사는 대구 경북 통합의 의미와 정신을 담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태훈 대구 달서구청장은 1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앞서 구청 차원에서 국내외 공공청사 사례 조사와 전문가 자문, 주민설명회 등을 거쳐 신청사의 가치와 미래를 구상한 용역을 한 일이 있다. 대구의 역사적 상징성을 표현한 랜드마크 신청사 건립 등을 포함한 내용을 대구시에도 제안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달서구는 250명의 대구시민 대표가 합숙 토론을 하는 숙의민주주의 공론화 과정을 거쳐 2019년 12월 옛 두류정수장에 신청사를 유치했다. 재정 문제로 제자리걸음이었던 신청사 건립 사업은 우여곡절 끝에 대구시가 2030년 상반기(1∼6월) 완공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이 구청장은 이날 집무실에 걸려 있는 신청사 조감도를 보여주며 직접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신청사 두 개의 빌딩은 횃불 형태다. 대구 경북이 통합하면 이 빌딩들이 4·19혁명의 도화선이 된 2·28민주운동과 우리나라 근대화, 산업화의 핵심인 새마을운동 정신을 담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가 민주화 산업화로 성공한 우리나라를 기억하고 현장을 둘러보는 관광객이 늘고 있다. 대구 경북 신청사가 그 중심이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구청장은 또 “시대의 정신을 담은 빌딩 뒤에는 세계적인 뉴욕 센트럴파크처럼 대구 경북 지역민의 화합과 소통 공간이 될 물의 정원과 꽃 카펫을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때마침 달서구는 올해부터 청춘을 응원하고 인구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뉴(NEW) 새마을운동, 잘 만나보세’를 전개하고 있다. 1970년대 ‘잘살아 보세’ 새마을운동 정신을 재해석한 것. 미혼 남녀의 만남, 출산을 통한 아이와의 첫 만남 등 생애주기별 만남을 이어가며 ‘다 함께 잘살아 보세’라는 의미의 새 시대 정신 운동을 펼치고 있다. 2016년 전국에서 처음 신설해 여러 성과를 거둔 ‘결혼장려팀’과 인구정책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다.

최근 반가운 소식도 날아들었다.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 동향에 따르면 올해 1∼5월 대구시의 출생아는 214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증가해 전국 1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출생아 수가 늘어난 것은 서울(0.2%)과 인천(0.7%)뿐이었다. 이 기간 대구의 혼인도 409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420건보다 19.6% 늘었다. 이 기간 달서구 혼인도 902건으로 지난해 793건보다 13.7% 증가했다. 이 구청장은 “초저출생 사회를 예측하고 행정 역량을 집중한 결과라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달서구는 이달 결혼 장려 및 출생 축하 노래를 제작했다. ‘새벽종이 울렸네∼’로 시작하는 새마을 노래를 편곡한 ‘잘 만나보세’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작곡했다. 비영리 목적이라면 누구든 저작권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달서구는 이 노래를 결혼 장려 행사와 각종 협약식, 각급 단체 행사 등에 쓸 예정이다. 또 지난달 선보인 출생 축하 노래는 태어난 아기와 출산 가정의 행복을 응원하는 가사를 담았다. 이 구청장은 “조만간 새마을운동 발상지인 청도군과 협약해 제2의 새마을운동 재도약, 결혼 장려 분위기 확산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이 구청장은 두류공원 일대를 ‘치킨 성지’로 만드는 것을 구상 중이라고 처음 밝혔다. 매년 이곳에서 열리는 치맥페스티벌을 활용한 관광자원으로 만들어 항상 방문객들로 북적이게 하겠다는 것이다. 2013년 시작한 이 축제는 약 100만 명이 다녀갈 만큼 유명해졌다. 올해는 아시아권 대형 여행 플랫폼과 연계한 관광상품을 선보였고, 일본 방송도 취재해 가는 등 글로벌 축제로 도약할 가능성도 확인했다. 이 구청장은 “대구에서 시작한 치킨 브랜드 등과 함께 주요 거리와 버스킹, 아카이브(기록 보관) 공간도 만들면 연중 찾는 발걸음이 더 늘어날 것”이라며 “마침 인근 신내당시장과 두류먹거리타운, 지하상가 등에 2027년까지 80억 원을 투자하는 르네상스 사업이 있다. 잘 연계하면 색다른 복합 문화관광 자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