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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째 열대야 서울, 도심이 외곽보다 4.3도 더 더워

입력 | 2024-08-19 03:00:00

어제 최저기온 영등포 28.6도… 은평은 24.3도, 열대야 종료
‘열섬현상’에 자치구별 기온 차 커
기상청, 첫 ‘폭염백서’ 연내 발간… “28일까지 서울 등 33도 무더위 지속”





기상 관측 117년 만에 최장 열대야 기록을 경신 중인 서울에서 도심 자치구일수록 열대야가 더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 중심부 기온이 더 높게 나타나는 ‘열섬 현상’ 때문인데 18일 기준으로 최저기온 차이가 최대 4.3도까지 났다. 한편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기상청은 사상 처음으로 ‘폭염백서’를 발간하겠다고 밝혔다.

● 서울 자치구 최저기온 최대 4.3도 차이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은 지난달 21일 이후 28일 연속으로 밤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나타나고 있다. 2018년 26일 연속 기록을 깨고 1907년 관측이 시작된 후 최장 기록을 경신 중이다. 기상청은 “서울의 경우 28일까지 일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일 것”이라고 전망해 연속 열대야 기록이 40일에 육박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서울에서도 일부 자치구는 열대야가 종료된 상태다. 은평구의 경우 일 최저기온 24.3도를 기록한 이달 6일 이후 계속 25도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 관악구 역시 14일 일 최저기온 24.4도를 기록한 후 계속 25도 미만으로 닷새째 열대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반면 서울 도심 지역은 열대야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18일 서울에서 일 최저기온이 가장 높은 곳은 영등포구(28.6도)였고, 그 다음은 용산구(28.2도)였다. 영등포구의 일 최저기온은 같은 날 은평구(24.3도)보다 4.3도 높았고 관악구(24.6도)보다 4도 높았다.

전문가들은 같은 서울에서도 지역에 따라 기온 차이가 심한 것이 열섬 현상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열섬현상은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이뤄진 도로와 건물이 낮 동안 흡수한 열을 밤에 방출하며 도심의 기온을 높이는 현상이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도시 중심부일수록 열섬 현상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반면 도시 외곽에는 나무가 많이 심어져 기온을 상대적으로 떨어뜨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 기상청, 사상 첫 폭염백서 발간

연일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자 기상청은 “연내에 폭염백서를 내놓겠다”는 방침을 밝혔다.기상청이 장마나 태풍 등에 대해 백서를 낸 적은 있지만 폭염백서를 내는 건 처음이다. 백서에는 국내 폭염 기록과 한반도 내 폭염이 발생하는 원인과 구조, 중장기 폭염 전망 등이 담기게 된다. 백서 주저자는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 폭염연구센터장이 맡았다.

부산도 24일째 역대 최장 열대야 17일 밤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을 찾은 시민들이 해변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이날까지 서울은 28일, 부산은 24일 동안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연일 최장 열대야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기상청은 “19, 20일 곳곳에 비소식이 있지만 비가 그친 후 다시 기온이 오르면서 이번 주에도 전국적으로 체감온도가 33도에 육박하는 무더위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부산=뉴시스

22일은 더위가 꺾이고 가을이 시작된다는 처서(處暑)지만 기상청은 당분간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 중기예보에 따르면 서울은 28일까지 일 최고기온이 32∼33도일 것으로 예상되며 부산 광주 등에서도 31도가 넘는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더위가 계속되면서 온열질환자도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5월 20일부터 이달 17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 수는 총 2741명이고, 이 중 사망자는 24명이다. 특히 온열질환자 중 274명(10%)이 오후 7시∼오전 6시 사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질병관리청은 “열대야가 이어지는 만큼 해가 진 이후라도 방심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폭염이 이어지면서 전국에서 우럭, 넙치 등 양식 어류 140만 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닭, 오리 등 가축 폐사 규모도 90만 마리에 달했다. 정부는 지난달 31일부터 폭염 대처를 위해 중대본 1단계를 가동 중이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