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大 압승… 민주당 역대최고 득표 DJ이후 24년만에 대표 연임 성공 尹대통령에 영수회담 공식 제안 최고위원 모두 ‘친명’… 정봉주 탈락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신임 당 대표가 1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국당원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뒤 당기를 흔들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최종 득표율 85.40%를 얻어 김두관 후보(12.12%)를 73.28%포인트 차로 꺾었다. 이 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에게 각각 회담을 제안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8일 전당대회에서 승리해 연임에 성공했다.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 당 대표를 연임한 것은 대통령이 여당 총재직을 겸했던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24년 만이다. 국민의힘 계열 정당에서도 2004년 총선 전후로 당 대표를 연임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드문 사례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최종 득표율 85.40%를 얻어 김두관 후보(12.12%)를 73.28%포인트 차로 꺾었다. 2022년 8월 전당대회에서 자신이 기록했던 77.77%를 넘어 민주당 계열 당 대표 선거에서 기록한 최고 수치다.
이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공식 제안했다. 이 대표는 “지난 영수회담은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못내 아쉬웠다”며 “가장 시급한 일은 민생경제 회복이지만 국민께 희망을 드릴 수 있다면 의제를 제한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국회 정상화가 먼저”라면서도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 대표는 “민생에 여야가 따로 없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 시급한 민생 현안들에 대해 조만간 만나 많은 말씀 나누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민생 부문을 한 대표와 상의하고 윤 대통령과 회담으로 가는 수순이 맞을 것”이라고 했다. 한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제3자 추천 특검에 대해 “여러 의견을 수렴해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갈 것”이라고 했다.
최고위원 선거에서는 김민석(4선), 전현희(3선), 김병주(재선), 한준호(재선), 이언주(3선) 의원 등 강성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들이 모두 당선됐다. 대회 초반 선두를 달렸던 정봉주 전 의원은 ‘명(이재명)팔이’ 비판 발언 논란 후폭풍 속에 결국 6위로 밀려나며 탈락했다.
2년전 본인 기록 넘어 ‘역대최고 득표율’… 더 강력해진 ‘이재명의 민주당 2기’ 완성
[이재명 당대표 연임]
강령 등에 ‘기본사회’ ‘공천불복 제재’… ‘李 일극체제’ 일찌감치 준비 끝내
김두관 12%… 2년전 박용진의 절반
文 “편협 배격” 축사에 일부당원 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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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신임 당 대표가 1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제1차 전국당원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뒤 수락 연설을 마친 뒤 두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8일 전당대회에서 85.40%라는 역대 최대 득표율로 당선된 건 강성 지지층이 총결집한 결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이재명 2기’ 출범에 앞서 당의 강령에 이 대표의 트레이드 마크인 ‘기본사회’를 명시하고, 당헌을 통해 ‘공천 불복’도 제재하기로 했다. 다만 이 대표에 대한 사법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에서 당이 ‘이재명 일극체제’로 흘러가는 것에 대한 당내 우려도 적지 않아 “비주류 세력을 포용하는 당내 통합이 과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이날 전당대회에 보낸 영상 축사에서 “확장을 가로막는 편협하고 배타적인 행태를 단호하게 배격하자”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이 ‘이재명 일극체제’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는 해석이 나왔다. 문 전 대통령의 축사가 상영되는 동안 일부 당원은 고성으로 항의했다.
● 비명계 득표율 크게 줄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신임 최고위원들이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제1차 정기전국당원대회에서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병주, 전현희 최고위원, 이재명 대표, 김민석, 한준호, 이언주 최고위원. 2024.8.18/사진공동취재단
이 대표는 17일 서울 순회경선에서도 92.43%의 지지를 받았고, 재외국민 권리당원 투표에선 99.18%(731표 중 725표)에 이르렀다. 전당대회 당일 공개된 대의원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 결과도 각각 74.89%, 85.18%였다.
‘당원 주권 강화’를 기치로 치러진 이번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이 다수 포함된 권리당원 투표율은 최종 42.18%로, 2년 전의 37.09%보다 5.09%포인트 올랐다. 의원들과 지방자치단체장, 시도당위원장 등 정치인이 다수 포함된 대의원 투표율은 75.73%로 2년 전(86.05%) 대비 10.32%포인트 낮아졌다.
● 일극체제 논란 커진 2기
당내에선 이 대표의 압도적 승리로 ‘이재명 2기’에서 일극체제가 더 강화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전당대회에선 당 강령 전문에 ‘모든 사람의 기본적인 삶을 보장하는 기본사회’를 명시하는 안이 의결됐다. 이 대표의 핵심 브랜드 정책인 ‘기본사회’가 강령에 담긴 것. 앞서 중앙위원회는 12일 당헌에 “공천 불복 후보자의 공직 선거 입후보를 10년간 제한한다”는 내용도 추가했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과 위증교사 혐의 재판의 1심 선고가 10월경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과도한 ‘이재명 일극체제’가 당에 부담이 될 것이란 당내 우려도 적지 않다. 김두관 후보는 “사실 당내에서 다들 쉬쉬하지만 걱정이 많다”며 “만약 (유죄가) 나오면 본인이나 우리 당 모두 부담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재점화될 경우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복권과 맞물리면서 총선 이후 사실상 소멸 상태가 된 비명계가 재결집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광온, 박용진 전 의원 등은 최근 ‘초일회’라는 모임을 구성해 정기적으로 모이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