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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오르면 집 못살 것 같아요”…서울 ‘노도강’ 아파트도 팔린다

입력 | 2024-08-19 06:07:00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2024.8.14. 뉴스1


“아파트값이 혹시 떨어질지 우려되기도 하지만 더 오르면 아예 집을 살 수 없을 것 같아 매수에 나섰습니다. 정부의 말대로 주택이 충분히 공급될 때까지, 어떻게 마냥 기다리겠어요.”(30대 직장인 김 모 씨)

서울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다. 강남 지역뿐만 아니라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으로까지 확대됐다. 아파트 공급 부족에 따른 불안 심리가 수요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주택 공급 대책을 발표했지만 시장에서는 약발이 들지 않는 분위기다.

1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맷값은 전주 대비 0.08% 상승했다. 특히 서울 아파트 매맷값은 전주보다 0.32% 올랐다. 21주 연속 상승세로, 지난 2018년 9월 10일(0.45%) 이후 5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강북 14개구 아파트 매맷값은 전주 대비 0.27% 상승했다. 성동구는 금호·행당동 역세권 대단지 위주로, 광진구는 광장·자양동 선호 단지 위주로, 마포구는 염리·용강동 학군지 우수 단지 위주로, 용산구는 한강로·이태원동 위주로, 동대문구는 장안·회기동 위주로 각각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강남 11개구 아파트 매맷값은 전주보다 0.37% 상승했다. 송파구는 신천·잠실동 대단지 위주로, 서초구는 반포·잠원동 위주로, 강남구는 개포·압구정동 역세권 단지 위주로, 동작구는 흑석·사당동 위주로, 강동구는 고덕·암사동 위주로 각각 올랐다.

부동산원은 “서울의 경우 연초 대비 높은 수준의 거래량이 유지되면서 아파트 매맷값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다”며 “선호 단지 중심의 매물 가격 상승, 추격 매수세 지속 등으로 (가격) 상승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최고가로 거래된 단지도 눈에 띈다. 서울 도봉구 창동 ‘창동신도브래뉴1차 전용면적 121.852㎡(15층)’는 이달 12일 10억 1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해당 단지 거랫값 중 가장 높은 것이다.

아파트 매수심리는 개선됐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4.6으로 전주(94.2) 대비 0.4포인트(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3.7에서 104.8로 올랐다. 지역별로 강남 지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103.9→105.1)가 노·도·강이 포함된 강북 지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103.5→104.5)보다 상승 폭이 컸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점수화한 수치로 0~200 사이의 점수로 나타낸다. 기준선인 100보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집을 팔 사람이 살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일주일 새 매물은 줄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은 7만 8515개로, 전주(7만 9097개)보다 582개 감소했다.

서울 강북구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 전역으로 아파트값 상승세가 확대되는 분위기인데, 그동안 하락세를 보였던 노·도·강도 가격이 상승하는 모양새”라며 “아파트 공급이 줄어든 상황에서 집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불안 심리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이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올라도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감수하고, 대출받아 집 사려고 한다”며 “투기가 아닌 내 집 마련인데, 정부가 금리 인상 등으로 수요를 제한하려는 움직임에 불만을 나타내는 사람도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