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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전기차 화재에…국회, 전기차 충전구역 방화셔터 설치 추진

입력 | 2024-08-19 10:21:08


8일 오전 인천 서구 당하동 자동차 공업소에서 최근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벤츠 전기차가 2차 합동감식을 위해 옮겨지고 있다. 독일 벤츠 본사에서 온 기술진들이 경찰 및 국과수 직원들 사이에 섞여 지켜보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인천 청라 전기차 화재를 계기로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자 전기차 충전시설 및 주차 구역에 방화셔터 설치를 의무화 하는 내용의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다. 화재가 났을 때 불길 확산을 막자는 취지다.

1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은 ‘건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14일 발의했다고 밝혔다.

김위상 의원 페이스북 사진 캡처

개정안은 친환경 자동차 충전시설이나 전용주차구역이 설치된 시설에는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방화구획 등 화재 안전에 필요한 설비를 설치하도록 했다. 방화구획은 큰 건축물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화재가 번지지 않도록 방화문 또는 방화셔터 등으로 공간을 차단하는 것을 뜻한다.

전기차 배터리에 불이 붙으면 물을 뿌리는 등의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진화가 어렵다. 또 불길이 타는 시간도 길기 때문에 화재가 대규모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개정안은 전기차를 충전하는 공간 사방을 유사시 방화 시설로 막아 불길 확산을 막자는 것이다.

이달 1일 인천 서구 청라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는 주차돼 있던 벤츠 전기차에서 불이 나 주변 차량 140여대가 불타고 주민 120여 명이 대피했다.

현행법에는 친환경 자동차 보급 확대를 위해 충전 시설과 전용주차구역 설치에 관한 규정만 있을 뿐 안전과 관련한 사항은 없다.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2019년 2건에 불과했던 주차장 내 전기차 화재 건수는 2023년 27건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주차장 내 전기차 화재로 인한 재산 피해액도 6883만 원에서 5억8883만 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지난달까지 총 11건의 전기차 화재가 발생해 6억693만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는 인천 청라국제도시에서 발생한 피해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올해 실제 총 피해액은 예년보다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김위상 의원은 “건물 내 전기차 충전시설과 주차장이 방화구획 체계에 편입되면, 인천 청라 전기차 화재 사고 같은 대형화재 확산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선 신축 건물부터 적용하고, 인센티브 등을 통해 기존 건축물의 참여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