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자신의 X에 올린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공산당원들 앞에서 연설을 하는 모습을 연상시키는 이미지로, X가 AI로 생성한 이미지임을 알리는 표시를 달지 않아 더 논란이 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X
18일(현지 시간) 트럼프 후보는 자신의 X에 공산주의를 상징하는 낫과 망치가 그려진 깃발이 걸려 있고, 인민복처럼 보이는 옷을 입은 군중들 앞에서 한 인물이 연설을 하는 이미지를 게시했다. 해리스 부통령과 같은 머리 모양에, 바로 다음날 시카고에서 민주당 전당대회가 예정돼 있는데, 공산주의 깃발 뒤로 ‘시카고’가 적혀 있는 전광판이 걸려 있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공산주의자’로 엮은 걸로 해석되고 있다. 물론 생성형 AI로 만든 가짜 이미지다.
트럼프 후보는 바로 전날에도 펜실베이니아 집회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발표한 경제 공약을 두고 “카멀라가 완전히 공산주의자가 됐다”며 비꼬았는데, 진보적 성향의 해리스 부통령에 공산주의자 이미지를 덧씌우려는 시도로 보인다.
보수 우파 성향의 미국 타블로이드지 뉴욕포스트가 출판한 잡지의 표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경제 공약을 비판하며 ‘코뮤니즘(공산주의)’와 카멀라의 이름을 합친 ‘카뮤니즘’이라는 단어를 큼지막하게 배치했다. 뉴욕포스트 캡처
그간 트럼프 후보는 경쟁자에게 부정적 이미지를 덧씌워온 것으로 유명하다. 한때 공화당 경선 경쟁자였던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위선적 인물이라며 ‘독실한 체 하다’는 뜻의 ‘생티모니어스(sanctimonious)’를 그의 이름과 합쳐 ‘드생티모니어스(DeSanctimonious)’라고 부르기도 했다.
다만 미 CNN은 이번에 트럼프 후보가 단순 언어유희가 아닌, 생성형 AI가 제작한 가짜 이미지를 X에 게시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했다. 게다가 해당 게시물에 ‘AI가 제작한 이미지’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표시를 달지 않았다는 점에서 X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론 머스크 X 최고경영자(CEO)가 창업한 인공지능(AI) 기업 xAI의 ‘그록-2’는 최근 실제 인물에 기반한 AI 생성 이미지를 마구잡이로 양산하고 있다며 비판을 받고 있다.
한편 X(당시 트위터) 활동을 오랫 동안 접었던 트럼프 후보는, 자신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머스크 CEO와 최근 인터뷰를 가지면서 X 활동을 재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