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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매출 불구, 적자 빠진 항공사들…복병은 ‘인건비’

입력 | 2024-08-19 16:00:00

아시아나항공, 2Q 인건비 3179억…27% ↑
티웨이·제주도 평균 급여액 늘어…신규채용 등 영향
하반기 수익 개선 위해 고정비용 절감 필요



ⓒ뉴시스


올 2분기 국내 항공사들이 여객 수요 호조로 최대 매출을 경신했지만 영업이익은 되레 적자로 전환했다. 무엇보다 인건비가 큰 폭 증가한 영향이 적자를 부른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국내 항공사 중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티웨이항공은 전년 동기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먼저 아시아나항공은 영업손실 312억원으로 적자를 보이며 지난 1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적자 흐름을 이어갔다. 매출액은 1조7355억원으로 역대 2분기 중 최대치를 경신했지만 당기순손실이 1492억원을 기록하며 수익성은 악화됐다.

같은 기간 제주항공은 매출 4279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올렸지만, 영업손실 95억원으로 7개 분기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티웨이항공도 220억원 영업손실을 내며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에도 전년 동기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이들 항공사가 적자로 돌아선 데는 전년 동기 대비 큰 폭 늘어난 인건비 및 평균 급여액이 주 원인으로 꼽힌다.

아시아나항공이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가 지난 2분기 지출한 인건비는 3179억3067만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분기 2502억원5444만원을 제출한 것과 대비해 27%가량 증가한 수치다.

티웨이항공과 제주항공 역시 평균 임금 인상으로 1인 평균 급여액이 크게 늘었다.

티웨이항공의 경우 지난 상반기 기준 2800만원이던 1인 평균 급여액이 올 상반기 3600만원으로 800만원 정도 늘었다. 같은 기간 제주항공도 3000만원에서 3800만원으로 비슷한 급여 인상이 이뤄졌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항공사들이 경영난을 겪었을 당시 급여 동결 및 삭감이 이뤄졌는데, 엔데믹 이후 다시 급여 정상화가 이뤄지며 인건비가 크게 늘어났다.

아울러 해외 여행 정상화로 여객 수요가 늘면서 국내 항공사들이 일반직 및 승무원 채용을 크게 늘리는 등 신규 인력이 증가한 영향도 있다. 올해 국내 항공사들은 상반기에만 2번 이상 신규 승무원을 채용하는 등 대규모 인력 충원에 나선 바 있다.

여기에 고유가·고환율로 유류비, 리스비 등 고정비용 부담이 커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항공사들은 이 비용을 달러로 지급하기 때문에 고환율 기조가 이어질 경우 똑같은 비용을 지출하더라도 항공사 비용 지출이 더 늘어나는 구조다.

당장 아시아나항공만 해도 올 상반기 지출한 유류비가 1조2746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972억원)와 비교해 2000억원 늘었다. 이밖에 임차료, 정비비, 공항관련비 등 사업 운영을 위해 반드시 지출해야 하는 고정 비용도 함께 커졌다.

올 하반기 항공업계 실적 개선은 여객 수요 증가보다 이 같은 고정 비용을 어떻게 줄이느냐가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지난 2분기에도 여름휴가 등으로 여객 수요 증가가 뚜렷했는데 오히려 영업 손실을 냈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상여금이 지급되지 않거나 임금 수준이 동결되는 상황에서 올 들어 급여 인상이 속속 정상화되며 항공사들의 인건비가 증가하고 있다”며 “불필요한 고정비를 절감해 하반기에는 수익성 개선에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