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8일(현지시각)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린 후 걸어가고 있다. 블링컨 장관이 가자지구 휴전 협상 중재를 위해 이스라엘에 도착했으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를 정치·군사적으로 압박하는 것만이 인질 석방의 길”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2024.08.19.[텔아비브=AP/뉴시스]
빠르면 21일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열릴 것으로 알려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휴전 협상을 앞두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양측의 ‘중재 외교’에 돌입했다. 이스라엘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하마스는 아직 중재를 받아들일 뜻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이스라엘 총리실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3시간에 걸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의 회담 후 낸 성명에서 “회동은 긍정적이고 좋은 분위기였고, 총리는 이스라엘의 안보 요구를 반영한 미국의 인질 석방 제안에 대한 이스라엘의 지지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하마스 측은 중재를 받아들일 뜻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경제 중심지인 텔아비브에 18일 도착한 블링컨 장관은 다음 날 네타냐후 총리, 이츠하크 헤르초그 대통령,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등을 만났다. 그는 헤르초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이번 휴전 협상을 두고 “11개월째에 접어든 전쟁을 끝내기 위한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의 중동 방문은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한 후 벌써 9번째다.
하마스 측은 “네타냐후 총리가 휴전에 관해 계속 새로운 조건과 요구를 하는데도 미국이 용인했다”며 휴전안을 거부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이집트를 잇는 라파 국경검문소 등에 군대 주둔을 고집하고 있다는 점에 반발하고 있다.
곳곳에서 산발적인 교전과 테러도 이어졌다. 18일 텔아비브 도심에서는 한 행인의 배낭 속 폭발물이 터져 최소 1명이 숨졌다. 이스라엘 측은 “하마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측은 같은 날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도 이어갔다. 19일에는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북부의 아크레 군사기지를 무인기(드론)로 공격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