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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박한 발상”…시민단체, ‘서울대 부모 스티커’ 인권위 진정

입력 | 2024-08-19 17:02:00


SNU 스티커 신청 페이지 갈무리

서울대생 가족임을 표시하는 차량용 스티커를 배포해 논란에 휩싸인 서울대발전재단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이 제기됐다. 학벌주의를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학벌 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시민모임)은 19일 보도자료를 내고 “서울대발전재단이 서울대생 가족임을 표시하는 차량 스티커를 배포한 바 있다”며 “우리 단체는 사려 깊지 못한 사업으로 논란을 자초한 서울대에 유감을 표하는 한편, 이와 같은 행태에 경계를 세우고자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하는 바”라고 했다.

시민모임은 “이번 굿즈는 입시 성공의 정점으로 치부되는 서울대 로고를 활용해 그 보호자에게 ‘자식의 입시 성공은 부모의 업적임을 마음껏 과시하라’고 부추긴 것”이라며 “천박한 발상”이라고 했다.

SNU 스티커 신청 페이지 갈무리

앞서 서울대발전재단은 홍보 페이지를 통해 “SNU(서울대 영문 약자) Family 스티커를 드립니다”라고 안내했다. 재단이 공개한 스티커에는 서울대 로고와 함께 ‘PROUD FAMILY(자랑스러운 가족)’ ‘I’M MOM(나는 엄마)‘, ’I‘M DAD(나는 아빠)’ 등의 문구가 담겼다.

재단 측은 “‘신청하기’ 버튼을 통해 정보를 입력해 주시면 SNU Family 스티커를 보내드린다”며 “스티커는 기념품으로, 교내 출입용으로 사용하실 수 없다”고 했다. 재단 측의 가족 스티커 배포를 두고 온라인에서는 학벌주의를 조장한다는 주장, 외국에선 흔한 기념품이라는 주장 등이 나오며 찬반 논쟁이 벌어졌다.

하버드샵 페이지 갈무리

시민모임은 서울대 가족 스티커 배포와 관련해 “학벌주의에 찌든 사회에서는 특정 시기에 선점한 대학 이름으로 사회적 신분이 결정된다”며 “이런 사회에서는 능력과 노력보다 특권과 차별이 일상화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 시민모임은 “지난해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세대별로 살펴본 교육 인식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20∼30대 가운데 대학 서열화가 심화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해당 보고서를 작성한 연구원은 학력에 대한 차별보다 일류대, 명문대를 중심으로 한 학벌에 따른 차별 인식이 점차 확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한 이유를 밝혔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