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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지 신생아 유기 20대 여성 “숨 안쉬어 겁났다”

입력 | 2024-08-20 03:00:00

보호출산제 등 도움 요청 기록 없어





세종의 한 저수지에 신생아를 유기한 20대 여성이 경찰에 자수했다. 그는 집에서 혼자 아기를 낳은 뒤 숨을 쉬지 않자 겁이 나서 버렸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19일 세종북부경찰서는 시체 유기 혐의로 20대 친모 김지수(가명) 씨를 연행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15일 오전 2시경 탯줄과 태반이 달린 영아를 조치원읍 신안저수지에 버린 것으로 알려졌다(본보 17일자 A8면 참조).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20대 초반 내국인으로 대학생은 아니며 무직이다. 김 씨는 사건 하루 뒤 경찰에 전화로 자수 의사를 밝혔다. 이 사건에 대한 언론보도가 이어지자 심리적 압박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조치원읍 신안저수지. 뉴시스

김 씨는 “양수가 출산 예정일보다 일찍 터져서 집에서 혼자 출산했다”며 “원래는 아이를 낳아 기를 생각이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그러나 출산 후 아기가 숨을 쉬지 않아 겁이 나 저수지에 버렸다”고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김 씨의 진술로 미루어 이번 사건의 동기가 경제적 어려움이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인근 지역 내 미혼모 지원단체, 보육시설 등에는 김 씨가 도움을 요청한 기록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세종시 한 보육시설 종사자는 “아기를 낳기 전 주변에 도움을 구했다면 보호출산제로 도움을 받을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세종=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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