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한 자기장 특성 달 뒷면 충돌구 개량 혼천의 개발 조선 과학자 명명 경희대팀 신청, 국제천문연맹 선정 “다누리로 추가 관측 연구 이어갈것”
달의 뒷면에 있는 ‘남병철 충돌구(크레이터)’의 모습이다. 경희대 우주탐사학과 다누리 자기장 탑재체 연구팀은 국제천문연맹에 해당 충돌구에 조선시대 천문학자 남병철의 이름을 붙이자고 제안했고, 최종 심사를 거쳐 이름을 부여받게 됐다. 경희대 제공
달 표면의 충돌구(크레이터)에 처음으로 한국인 이름이 붙여지게 됐다.
19일 경희대 우주탐사학과 다누리 자기장 탑재체 연구팀은 특이한 자기장 특성을 보이는 달 뒷면의 한 크레이터에 조선시대 천문학자이자 수학자인 남병철 선생의 이름이 붙었다고 밝혔다. 현재 달 크레이터의 이름은 국제천문연맹이 각 나라 연구팀들의 신청을 받아 선정한다. 이번에 경희대 연구팀의 신청으로 최종 심사를 거쳐 14일 ‘남병철 크레이터’가 탄생한 것이다.
경희대 연구팀은 한국의 첫 달 궤도선인 다누리로 달 표면의 자기장을 연구하고 있다. 남병철 크레이터는 달 표면의 자기장 변화 연구를 진행하던 여러 크레이터 중 하나였다. 연구진은 이 크레이터에 아직 이름이 없다는 것을 알고 공동 연구 중이던 이언 개릭베설 미국 샌타크루즈 캘리포니아대 교수와 상의해 이 크레이터의 이름을 신청하게 됐다.
이름이 명명되기 전인 2021년 이 크레이터에 대한 연구 내용이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되기도 했다. 당시 논문을 발표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연구진은 지름 100km의 철이 풍부한 운석이 달 표면에 사선으로 날아와 충돌했다고 추정했다. 운석 내 철 성분이 강한 자기장을 일으켰다는 분석이다.
남병철 선생(1817∼1863)은 조선 후기 예조판서와 대제학 등을 지낸 문신으로, 천문학자이자 수학자로 많은 업적을 남겼다. 그중 대표적인 업적이 ‘남병철 혼천의’다. 혼천의는 지구, 태양, 달의 움직임을 재현하고 위치를 측정하는 기기다. 남병철 혼천의는 쉽게 관측할 수 있도록 한 개량 혼천의다. 경희대 연구팀은 한국천문연구원 고천문연구센터의 추천과 협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남병철 크레이터로 이름을 제안했다.
연구진은 “현재 달을 돌고 있는 궤도선 다누리가 임무 기간에 남병철 크레이터에 대한 추가 관측을 하면 새로운 연구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