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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 농사 지으며 요가강사로… 제주서 ‘반농반X’ 매력에 빠져

입력 | 2024-08-20 03:00:00

[2024 A Farm Show 창농·귀농 고향사랑 박람회]
작년 제주로 귀농한 강민성 대표



강민성 밀과보리요가원 대표가 제주 제주시 애월읍 감귤밭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강민성 대표 제공



“자기 땅이 있어야만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건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

16일 제주 제주시 애월읍에서 만난 강민성 밀과보리요가원 대표(42)는 귀농 과정을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올해 1월부터 감귤 농사를 겸업하는 ‘반농반X’ 생활을 하고 있다. ‘반농반X’는 농업과 다른 일을 같이하는 생활 양식을 일컫는다. ‘X’란 ‘나답게 살도록 하는 재주나 능력’을 뜻한다.

부산항만 운영사에서 일했던 강 대표는 2014년 크게 다쳤다. 병원을 다녀도 차도가 없었는데, 요가를 접하고 몸이 좋아지자 아예 요가 강사로 전업하고 10년간 강사로 일했다. 지난해엔 제주의 매력에 빠져 이사를 왔다. 감귤 농사도 이때 결정했다. 강 대표는 “귤밭에서 요가 수련과 명상을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귀농 아카데미에 참여하면서 겸업을 시도하게 됐다”고 했다.

강 대표는 지난해 3월부터 제주농협의 ‘귀농귀촌·청년농업인 아카데미’를 수강했다. 2011년 전국 최초로 신설된 이 아카데미에서 강 대표는 농장 운영부터 금융, 법규, 판매 관리 등을 배웠고, 지난해 11월 최우수 졸업생 표창도 받았다. 이후 농지은행에서 애월읍 상귀리 1만1000m²의 감귤원을 임차해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강 대표는 올 10월 첫 수확을 앞두고 있다. 그는 “흘린 땀만큼 맛있게 키워서 가족과 친지는 물론이고 도움을 준 분들께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제주=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