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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戰 격화… 美 “동맹과 통신위성 협력” 中 “1만6000기 쏠 것”

입력 | 2024-08-20 03:00:00

현대전쟁 양상 정보 장악에 달려
美-中, 통신위성 역량 강화 경쟁
韓, 2030년까지 위성 2기 올리기로



스페이스X 발사체 팰컨9. 스페이스X 제공



“우크라이나 전쟁은 우리에게 엄중한 경고를 했다. 전쟁의 성격이 (이전과) 완전히 바뀌고 있다.”

프린스턴 라이트 미국 육군 우주 및 미사일 방어 사령부 대령은 6일(현지 시간) 미국 앨라배마주에서 열린 우주 및 미사일 방어 콘퍼런스에서 이처럼 말하며 군의 우주 역량을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현대 전자 장비 전쟁’이라고 표현하며 통신위성과 이를 막기 위한 전파 교란 등 우주 관련 기술이 전쟁의 승패를 좌우한다고 언급했다.

19일 우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주 전쟁’의 서막이 오르며 미국과 중국이 국방 전력 확보를 위해 통신위성 구축 및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기술 수준 및 진입 시기에서 모두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美, 국제 협력으로 통신위성 더 강화

통신위성은 고도 300∼1500km 사이의 지구 저궤도에 여러 대의 위성을 쏘아올려 지상에 기지국이 없이도 전화, 인터넷이 가능하게 하는 위성을 말한다. 전쟁이 시작되면 상대 군의 지휘 및 통신 체계를 차단하기 위해 지상 기지국부터 파괴한다. 이 때문에 통신위성은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정보를 나르는 ‘핵심 전력’이다.

이미 핵심 전력을 보유한 미국은 지금의 선두 자리를 지키기 위해 동맹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나섰다. 국방 전문 매체인 디펜스뉴스는 14일 미국 우주군이 영국, 캐나다와 함께 위성 공급망 확보에 대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겉으로 내세운 명분은 공급망 확보지만 이면에는 미국이 통신위성 생태계를 더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통신위성의 약 80%가 북미에서 제조 및 발사된다. 대다수의 통신위성 정보를 미국이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최근 위성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미국만의 힘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워지게 됐다. 지난해 발간된 우주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제작된 위성 수가 2018년 469대에서 2022년 2510대로 5.4배가량으로 늘었다. 그러자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진 미국이 동맹국과 손을 잡기 시작한 것이다.

● 中, 미국 대항해 자체 위성 구축

미국의 압박이 거세지자 중국은 자체 위성 구축과 더불어 미국의 군사 위성을 요격할 수 있는 미사일(ASAT)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중국은 ‘중국판 스타링크’로 불리는 ‘천범성좌(千帆星座)’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이달 5일 중국의 국유기업인 상하이 위안신위성과학기술공사(SSST)는 중국 산시성 타이위안 위성발사센터에서 위성 18대를 발사하며 신호탄을 터뜨렸다. 이 프로젝트에 따르면 올해 108대, 2025년 말까지 648대, 2030년까지 1만5000대의 위성을 궤도로 올릴 계획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전파 및 위성 기술의 수준이 한참 뒤처진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이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기술 수준을 100%라고 했을 때 중국은 89.6%, 우리나라는 85.9% 정도에 불과하다. ASAT 기술도 전무하다.

정부는 올해 5월에야 저궤도 통신위성 2대를 올리기로 결정했다. 내년부터 2030년까지 6년간 약 3200억 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최성환 한화시스템 전문위원은 “저궤도 통신위성이 최근 국방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것은 맞다”며 “예산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군 혹은 정부와 민간이 함께 투자하는 형태로 가야 한다”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