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쟁 양상 정보 장악에 달려 美-中, 통신위성 역량 강화 경쟁 韓, 2030년까지 위성 2기 올리기로
스페이스X 발사체 팰컨9. 스페이스X 제공
“우크라이나 전쟁은 우리에게 엄중한 경고를 했다. 전쟁의 성격이 (이전과) 완전히 바뀌고 있다.”
프린스턴 라이트 미국 육군 우주 및 미사일 방어 사령부 대령은 6일(현지 시간) 미국 앨라배마주에서 열린 우주 및 미사일 방어 콘퍼런스에서 이처럼 말하며 군의 우주 역량을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현대 전자 장비 전쟁’이라고 표현하며 통신위성과 이를 막기 위한 전파 교란 등 우주 관련 기술이 전쟁의 승패를 좌우한다고 언급했다.
19일 우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주 전쟁’의 서막이 오르며 미국과 중국이 국방 전력 확보를 위해 통신위성 구축 및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기술 수준 및 진입 시기에서 모두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미 핵심 전력을 보유한 미국은 지금의 선두 자리를 지키기 위해 동맹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나섰다. 국방 전문 매체인 디펜스뉴스는 14일 미국 우주군이 영국, 캐나다와 함께 위성 공급망 확보에 대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겉으로 내세운 명분은 공급망 확보지만 이면에는 미국이 통신위성 생태계를 더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통신위성의 약 80%가 북미에서 제조 및 발사된다. 대다수의 통신위성 정보를 미국이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최근 위성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미국만의 힘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워지게 됐다. 지난해 발간된 우주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제작된 위성 수가 2018년 469대에서 2022년 2510대로 5.4배가량으로 늘었다. 그러자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진 미국이 동맹국과 손을 잡기 시작한 것이다.
● 中, 미국 대항해 자체 위성 구축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전파 및 위성 기술의 수준이 한참 뒤처진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이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기술 수준을 100%라고 했을 때 중국은 89.6%, 우리나라는 85.9% 정도에 불과하다. ASAT 기술도 전무하다.
정부는 올해 5월에야 저궤도 통신위성 2대를 올리기로 결정했다. 내년부터 2030년까지 6년간 약 3200억 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최성환 한화시스템 전문위원은 “저궤도 통신위성이 최근 국방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것은 맞다”며 “예산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군 혹은 정부와 민간이 함께 투자하는 형태로 가야 한다”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