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죄질 불량…피해 아동 정신적 충격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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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한 어학원에서 5세 여아를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미국인 강사에 대해 검찰이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부산지법 형사7부(부장판사 신헌기)는 20일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13세미만미성년자강제추행),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미국인 A(30대)씨에 대한 결심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이날 A씨에게 징역 10년과 신상정보 공개·고지 명령, 취업제한 10년 등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씨 측은 “모든 공소사실은 인정하고 반성한다. 이유를 불문하고 피해 아동과 그 가족들이 받았을 큰 상처에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수감 중에 진심으로 반성과 사죄를 담은 편지를 수기로 작성해 피해자 가족에게 전달하기도 했다”며 “A씨는 수년 전부터 알코올 중독 증세에 시달렸다. 또 사건 발생 며칠 전 전처로부터 이혼 통지를 받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등 심신이 망가졌다. 범행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지만 개인의 불우한 사정을 양형에 참작해 달라”고 밝혔다.
A씨는 최후 변론에서 “외국인 강사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켜 죄송하다. 무엇보다 피해자 가족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매일 후회와 반성을 하며 살아가겠다. 제가 선처를 구하는 것은 2살 된 아들 때문이다. 제가 아들을 지원해 줄 수 있게 선처해 달라”고 호소했다.
피해자 측 변호인은 “A씨가 어떤 조건을 제시해도 합의할 생각이 없다. A씨로부터 받은 사과 편지에는 자신이 정신병이 심해 며칠 뒤 출국할 예정이었다는 내용이 있었다. 그 편지를 본 피해아동의 가족은 전혀 납득할 수 없었다. 술에 취해서 했다기에는 너무 치밀했고 정신병으로 행동했다기에는 아예 학원에 취업조차 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A씨에 대한 엄벌을 탄원했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한 선고기일을 10월1일로 지정했다.
A씨는 회화지도비자(E-2)가 아닌 3개월짜리 관광비자로 입국해 취업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지난달 16일 열린 첫 공판에서 A씨는 ‘수사 과정에서 잘못된 부분이 없었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번역된 공소장을 보니 수업을 하기 전에 소주 7병을 마신 것으로 돼 있었는데 사실이 아니다. 그날 통틀어 7병을 마셨다”고 주장했다.
[부산=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