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韓, 생중계에 수용적” vs 민주당 “회담을 이벤트로 여기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2023.12.29.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첫 회담 의제를 조율하기 위해 20일 오후 예정됐던 양측 실무 협의가 무산됐다. 국민의힘이 ‘대표 회담 생중계’를 제안할 것이란 보도가 먼저 나오자 민주당이 “언론플레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양당은 문제를 수습한 뒤 21일 오전에 다시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민주당 이해식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실무회의에서 회담 형식과 내용, 주제 등에 대해 충분한 협의를 거쳐 합의된 선에서 발표하는 것이 상례인데 미리 툭 던지듯 언론을 통해 ‘전체 회담 내용을 생중계하자’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대표가 여야 대표 회담을 하나의 정치적 이벤트 정도로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상당히 불쾌한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당초 이 실장은 이날 오후 3시 국민의힘 박정하 당대표 비서실장과 만나 25일 진행될 여야 대표 회담의 형식과 의제 등에 관한 실무협의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박 실장이 실무협의에서 회담을 처음부터 끝까지 생중계하는 방안과 함께 정쟁 중단 선언, 정치 개혁과 민생 회복을 골자로 한 세 가지 의제를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국민의힘 한지아 수석대변인은 이후 기자들에게 “국민의힘은 (회담) 생중계에 관련해 많이 수용적이다. 한 대표가 그런 의견을 줬다"고 밝혔다.
다만 이 실장은 생중계 자체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회담을) 생중계 한다고 가정하면 유불리를 따지긴 어렵지만 한 대표에게 더 불리할 거란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랜만에 양당 대표회담이 열리는데 너무 성급하고 격식에 맞지 않은 접근을 했다, 언플(언론플레이)을 했다고 문제를 제기한 거다. 이렇게 해야 실무협의 내용을 더 잘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