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08.18.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일본의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중요한 것은 일본의 마음”이라고 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의 발언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친일을 넘는 숭일”이라며 연일 공세를 펴고 있고, 이재명 대표는 “대통령실에서 배려해야 할 것은 대한민국 국민의 마음”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국민 정서상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고, 한동훈 대표 역시 “일본 입장이 훨씬 중요하다는 취지는 아니었을 것”이라면서도 “중요한 건 대한민국 국민의 마음”이라고 했다.
문제의 발언은 언론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의 과거사 인식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답변하며 나왔다. 김 차장이 “마음이 없는 사람을 다그쳐서 억지로 사과를 받아낼 때 그것이 과연 진정한가”라며 “중요한 것은 일본의 마음”이라고 한 것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일본의 마음을 우리가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라며 해명에 나섰지만, “일본이 수십 차례 사과해 피로감이 많이 쌓였다”는 말도 하면서 논란을 더 키우는 꼴이 됐다.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 대표까지 “국민의 마음”을 강조한 것은 김 차장의 발언이 일본 측 입장을 대변하는 것으로 일반 국민의 눈에 비쳤기 때문이다. 그간 일본 정부의 과거사 반성과 그를 통한 한일 관계 개선 노력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그 사과 한편으로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징용 문제를 왜곡하는 망언들이 되풀이됐다. 아베 신조 정권 때는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를 수정하려 했고, 이후 검정 교과서에서도 관련 내용이 하나둘씩 삭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