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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개발, 현재 37% 불과… 정권 떠나 일관되게 추진해야”

입력 | 2024-08-21 03:00:00

[민선8기 반환점, 광역단체장에게 묻는다]
〈7〉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
13조 투자 유치 등은 큰 성과… 세계 잼버리 파행은 아쉬운 점
10월 세계 한인 비즈니스대회… 전북 잠재력 세계에 알릴 기회
지역서 자란 청년 떠나지 않도록… 이차전지-방위산업 기초 다질 것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20일 전북 전주시 도청 4층 접견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 지사는 “10월 열리는 세계 한인 비즈니스대회를 전북의 경제 영토를 넓히는 계기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전북도 제공



“국내는 물론이고 170여 개 국가에서 오는 3000여 명 한인 기업인들에게 전북과 새만금을 각인시켜 경제 영토를 넓히겠다.”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55)는 20일 전북 전주에 있는 도청에서 진행된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전북과 새만금은 기업인이라면 한 번쯤은 와 봐야 하는 곳이지만 그동안에는 기회가 없었다”며 “10월 전북대에서 열리는 ‘세계 한인 비즈니스대회(WKBC)’는 우리 지역의 잠재력을 전 세계에 알릴 기회”라며 이같이 밝혔다. 전북은 지난해 인천, 제주와의 유치 경쟁에서 기반 시설 부족이라는 열세를 딛고 한 표 차로 개최지가 됐다. 올해 22회째인 이 대회가 전북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음은 김 지사와의 일문일답.

―민선 8기 반환점을 돌았다. 성과와 아쉬운 점은….

“취임하면서 도정에서는 성과를 내고, 도민 앞에서는 겸손한 도지사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1기업 1공무원 전담제를 비롯해 새만금 투자진흥지구 지정 등 차별화된 전략으로 투자하고 싶은 환경 만들기에 집중했다. 대기업 6곳을 포함해 130개 기업으로부터 13조 원의 투자를 이끌었다. 아쉬운 점은, 전북과 새만금을 알릴 좋은 기회였던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의 파행 논란이다. 극심한 더위와 조직위원회의 미숙한 진행으로 일부 행사에 문제가 있었고, 새만금 관련 예산 삭감의 아픔을 겪었다. 성공도 했고, 실패도 경험했다. 중요한 것은 성공과 실패를 떠나 ‘도전하는 문화’를 도정에 심었다고 자부한다.”

―잼버리 파행으로 재검토됐던 새만금 국제공항 사업이 적정성을 인정받았다.

“사필귀정이라고 생각한다. 정부가 애초 적정한 절차를 거쳐 사업을 승인해 추진하다 중단됐었다. 이번 결과로 과거의 의사 결정이 잘못되지 않았음을 확인받았다. 새만금 공항은 미래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 더 늦춰지지 않고 2029년 개항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 적정성을 검토한 결과 사업 진행에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다. 전북도는 새만금 공항을 2025년 착공해 2029년 개항한다는 계획이다.

―많은 공을 들인 세계 한인 비즈니스대회가 60여 일 앞으로 다가왔는데….

“전북과 새만금은 잠재력이 무한한 곳이지만 눈으로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최근 서울대 공대 교수 한 분이 강의를 위해 전북을 찾았다가 새만금을 방문했다. 이 교수께서 ‘대한민국에 이런 곳이 있었나, 왜 진작 여기를 와 보지 않았을까’라고 스스로 반문했다고 하시더라. 이 대회 유치를 위해 간절하게 뛰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 대회에는 국내는 물론이고 170개국에서 기업인 3000여 명이 참석한다. 해외 참석 기업인 대부분은 전북과 새만금을 알지 못한다. 전북과 새만금의 잠재력과 매력을 각인시켜 투자로 이어지도록 할 것이다.”

재외동포청, 재외동포경제단체가 공동 주최하는 세계 한인 비즈니스대회는 전 세계 한국인 기업인과 국내 기업인들이 만나 비즈니스 상담, 제품 전시, 경제단체 교류 등을 하는 행사다. 새만금 부지와 기반 시설, 발전 가능성 등을 기업인들에게 각인시켜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는 게 김 지사의 목표다.

―전주-완주 통합이 추진되고 있다. 찬반 논란이 치열한데….

“통합 여부에 따라 우리 미래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대부분 시군이 인구 감소로 어렵지만, 충북의 통합 청주시는 1만 명 늘었고, 제조업체 수도 증가했다. 완주와 전주도 이에 못지않은 잠재력을 지녔다. 통합을 두고 치열한 논의가 이뤄지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그 과정에서 전북을 위한 합리적이고 생산적인 대안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통합의 열쇠는 주민에게 있다.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도록 지원하겠다.”

―지역소멸을 막고 국토 균형발전을 하려면….

“기존 계획만 잘 추진돼도 균형발전이 가능하다. 새만금은 2020년까지 42.7%를 개발하게 돼 있었다. 하지만 현재 37%에 불과하다. 타당성을 인정받은 사업인 만큼 정권과 이념을 떠나 일관되게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방정부가 잘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정부 권한을 이양해야 한다. 지역소멸 위기의 종착점은 국가소멸 위기다. 경각심을 갖고 네거티브 시스템 도입처럼 대담한 시도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22대 국회는 여소야대, 지방정부는 여대야소다. 윤석열 정부가 국회, 지방정부와 협치를 위해 우선 해야 할 부분은….

“이번 정부는 지방시대를 국정 핵심과제로 삼고 있다. 지방정부를 국정 운영의 파트너로서 적극적으로 활용해 주길 바란다. 책상에서 구상한 정책은 실패한다. 현장의 생생한 여론을 듣고 공론화를 거쳐야 성공할 수 있다. 정부가 나서서 지방정부와 소통을 활성화하고 다양한 정책 제안을 수렴해 국회와 함께 입법에 나서야 한다. 오직 경제, 오직 민생이라는 각오로 나선다면 이념과 진영을 넘어 함께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여야가 극한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야당 원내대표 경험을 토대로 해법을 제시하자면….

“역지사지의 국회가 됐으면 한다. 22대 국회 전반기 좌석 배치가 달라졌다. 기존에는 당별로 구역을 정했지만, 이번 국회에서는 선거구 순서와 비례대표 명단 순서대로 앉게 됐다. 오래전부터 제가 제안했고 기대했던 모습이다. 섞어 앉으면 자연스레 대화가 이뤄지고 서로를 이해할 기회가 생긴다. 국회법에서는 소속 정당과 관계없이 양심에 따라 투표할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이러한 정신이 이번 국회에서 실현된다면 오직 민생을 생각한 다양한 형태의 초당적 정책 연합도 가능할 것이다.”

―김관영호의 앞으로의 방향은….

“꿈이 있다. 전북에서 나고 자란 청년이 떠나지 않고, 행복한 삶을 꾸려 가는 것이다. 전북의 산업 생태계는 너무 열악하다. 오랜 시간 추진해 온 탄소, 수소, 재생에너지, 농생명 산업을 비롯해 새롭게 시작하는 2차전지, 바이오, 방위산업 생태계의 기초를 튼튼히 할 씨를 열심히 뿌릴 것이다. 임기 동안 기초공사를 충실히 해 꿈이 현실이 되는 시간을 앞당기도록 노력하겠다.”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 프로필
△전북 군산(55)
△군산제일고, 성균관대 경영학과
△서울대 행정대학원, 미국 조지워싱턴대 객원 연구원
△김앤장 변호사, 공인회계사
△제19, 20대 국회의원(2012∼2020년)
전주=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