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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은 나의 음악 선생이자 인생 스승”

입력 | 2024-08-21 03:00:00

수원시립교향악단 최희준 예술감독
내달 8일 ‘올 베토벤’ 프로그램 지휘
“명암 공존하는 작품 의미 펼칠 것”



수원시립교향악단 최희준 예술감독


“베토벤은 제 음악의 선생님이죠. 그다음으로는 인생의 선생님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원시립교향악단 최희준 예술감독(51·사진)이 롯데콘서트홀의 음악축제 ‘클래식 레볼루션’에 ‘올 베토벤’ 프로그램을 들고 온다. 다음 달 8일 열리는 클래식 레볼루션 이틀째 콘서트에서 베토벤 ‘피델리오 서곡’과 피아노협주곡 3번(김태형 협연), 교향곡 2번을 들려준다. 19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만난 그는 자신에게 베토벤이 갖는 의미와 이번 프로그램에 담은 의미를 담담히 풀어놓았다.

“베토벤의 교향곡은 논리적이고 구조적이어서 수백 년을 갈 수 있는 단단한 건축물과 같습니다. 또한 치명적인 청각장애를 예술로 극복해낸 그의 일생 앞에 음악가들은 겸허히 고개를 숙이게 되죠.”

이번 콘서트 첫 곡인 ‘피델리오’ 서곡은 베토벤이 쓴 유일한 오페라의 서곡으로 프랑스 혁명기의 계몽적이고 해방적인 시대 분위기가 들어 있다. “‘클래식 레볼루션’은 클래식의 혁명이라는 뜻이죠. 이 오페라에서 피델리오가 보여준 용기와 사랑의 힘이 바로 혁명의 에너지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베토벤의 교향곡 중 초기 작품에 속하는 교향곡 2번은 ‘올 베토벤 프로그램’ 메인곡으로 흔한 선택은 아니다. “이 교향곡에는 정적인 에너지가 많이 느껴집니다. 베토벤이 치명적인 청각장애로 고민하던 시기에 작곡됐죠. 전체적으로 밝지만 어두움이 공존하고, 절망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다시 일어서는 의미를 담은 작품입니다. 비슷한 시기에 쓰인 피아노협주곡 3번에도 ‘나는 음악가로서의 삶을 포기하지 않고 이겨낼 것이다’란 의지가 드러납니다.”

최희준은 독일 베를린 한스아이슬러 국립음대 최고연주자 과정과 드레스덴 국립음대 최고연주자 과정을 졸업했고, 바트 홈부르크 지휘 콩쿠르에서 1위로 입상했다. 독일 작센 주립극장 부지휘자를 지냈으며 코리안심포니 오케스트라(현 국립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전주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를 지냈다. 현재 한양대 교수도 맡고 있다. 그가 예술감독으로 있는 수원시립교향악단 단원들은 그를 ‘역대 베스트 지휘자’로 꼽은 바 있다.

“단원들이 지금의 음악적인 소통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는 뜻인 것 같습니다. 저는 많은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편이고, 단원들은 함께 가려고 하는 의지가 크게 느껴지거든요. 그런 의지들이 모여 그런 얘기가 나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올해 롯데콘서트홀 ‘클래식 레볼루션’은 9월 7일 인천시립교향악단 콘서트로 시작해 8일 최희준 지휘 수원시향을 거쳐 9일 최수열 지휘 한경아르테필, 10일 김선욱 지휘 경기필, 11일 사오자 뤼 지휘 KBS교향악단 콘서트로 이어진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